부산대, 동의보감·진양신방 등 유물 157권 기증자에게 증서 수여

우희철 부산닷컴 기자 woo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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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대서 기증자 이훈상·강나현, 정현철 씨에게 유물 기증 증서 수여
의학서·한의학 비법서 등 인류학 거장과 한약방 유학자가 전하는 기록문화의 가치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한의학전문대학원은 교내 한의학교육역사박물관에 '동의보감(東醫寶鑑)'·'진양신방(晉陽神方)' 등 고서 157권을 기증한 이훈상·강나현 기증자와 정현철 기증자에게 지난 9일 오전 한의학전문대학원 대회의실에서 유물 기증 증서를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훈상·강나현 기증자는 '동의보감' 25권 등 142권의 고서를 기증했고, 정현철 기증자는 '진양신방' 필사본 등 15권을 기증했다.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해 저술한 의학서이고, 『진양신방』은 조선시대 산청에서 활약했던 명의 허초객·허초삼 형제가 남긴 의학서다.

이훈상·강나현 기증자는 고(故) 강신표(1937~2021) 인제대 석좌교수가 소장했던 142권의 고서를 기증했다. 강나현 기증자는 故 강신표 교수의 딸이며, 이훈상 동아대 명예교수는 故 강 교수와 학문적 교류를 이어 온 사이다.

故 강신표 교수는 한국 문화인류학의 선구자로서 ‘인학(人學)’과 ‘대대(待對) 문화문법’ 등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으며, 다양한 학문 활동과 함께 서울올림픽 문화행사 기획에도 참여했다. 그는 평생 방대한 기록물을 남기고 보전했으며, 그 유산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제대, 계명대, 부산가톨릭대 등 여러 기관에 기증됐다.

특히 부산대에 기증된 '동의보감' 등 142권의 고서는 故 강신표 교수의 조부와 부친이 사용하던 것으로 자신의 고향(경남 통영)인 경남 또는 부산에 기증해달라는 유지에 따라 이번 기증을 통해 후학들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됐다.

정현철 기증자는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며 고문서의 가치를 깊이 인식하게 됐고 어머니 하봉정(하봉정 푸드 대표) 씨를 설득해 '진양신방' 필사본 등 15권을 부산대에 기증했다.

기증 자료에는 하봉정 씨의 부친이자 기증자의 외조부인 故 하만우(1915~1980) 씨가 경남 진주시 대곡면에서 ‘단목한약방’을 운영하며 자신만의 비법을 기록한 책·두루마리 등 실용적인 한의학 지식이 포함돼 있다.

故 하만우 씨는 유학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주민들이 소화로 문제를 겪는 것을 보고 ‘소체환(消滯丸)’을 만들어 나눠줬고, 이 처방이 효과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한약 조제를 시작했다. 그는 인근에서 명성을 얻고 단목리 이장으로도 봉사하며 이웃의 존경을 받았다. 하봉정 씨는 이번 기증이 아버지의 뜻을 잇고 후학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이번에 기증받은 유물을 양산캠퍼스에 소재한 한의학교육역사박물관에 전시하고, 그 역사적 가치와 의학적 의미를 조명해 학술연구 및 한의학 교육 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희철 부산닷컴 기자 woo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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