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춘문예-동시] 모과나무
모과나무 -주미경
휠체어 뒤에 책가방을 달고
재륜이가
학교에 갑니다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모과나무 아래에서
길게 숨을 내쉴 때
모과나무는
가만히
휠체어를 내려다봅니다
무릎에 머리가 닿도록
허리를 휘었다가 젖히면서
반 바퀴
또 반 바퀴
언덕을 오르는 동안
뿌리에서 먼 가지 끝까지
잔뜩 힘을 주는
모과나무
재륜이가
언덕을 넘어
허리를 쭉 펴는 순간
뚝
모과가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