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2700원 라멘, 가격은 양보 못 해 [규슈를 후루룩]
후쿠오카 하카타구 ‘하카타야’
50년째 한 그릇 290엔 유지
“저렴한 가격은 곧 사회 공헌”
일본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라멘 가게 ‘하카타야’ 가타카스점. 국물을 섞는 점장 야마나카 히로후미 씨. 서일본신문 제공
돈코츠 라멘을 동전 하나로 먹을 수 있던 시대는 이미 먼 과거가 됐다. 원재료와 전기·가스 요금이 치솟으며 라멘 가게들은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그런 흐름을 거스르는 곳이 있다. ‘하카타 라멘 하카타야’다. 창업 반세기 동안 한 그릇 290엔(약 2600원)을 고집해 온 이 체인점은 최근 오히려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만 새 점포 2곳을 열며 후쿠오카 도시권에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76년 문을 연 1호점인 가타카스점은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도 거의 만석이었다. 라멘과 면 추가를 주문해도 390엔. 면의 삶기는 ‘보통’으로 주문했더니 2분 만에 음식이 나왔다.
은은한 백탁의 국물을 들이키자 돈코츠 육수 향이 코끝을 스쳤고 뒤이어 은은한 숙성 향이 남았다. 가는 면은 적당한 탄력과 매끄러운 식감으로 술술 넘어갔다. 면 추가는 ‘카타(단단하게)’로 주문하니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가격을 올려도 괜찮다고 말해 주시는 분도 있고, 오히려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점장 야마나카 히로후미 씨는 이렇게 말했다.
하카타야를 운영하는 쇼와식품공업의 스미카와 마코토 사장은 ‘저렴한 가격이 곧 사회공헌’이라는 철학을 내세운다. 점심 한 끼가 1000엔을 넘는 시대에도 하카타야의 객단가는 약 450엔에 머문다.
290엔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면 추가에 있다. 손님의 약 60%가 주문하는 면 추가는 자가제면 덕에 수익성이 높다. 또 메뉴를 줄이고 작업을 단순화해 생산성을 높였다.
실적은 꾸준히 상승세다. 코로나19 이전 월 800만 엔 수준이던 가타카스점 매출은 현재 약 1400만 엔으로 뛰었다. 올 7월에는 이토시마에 새 매장을 열었고, 도쿄 진출도 추진 중이다.
라멘 업계에는 1000엔의 벽이 있지만, 그 벽을 넘는 가게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역발상을 하는 것에 스미카와 사장은 “근본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카타야에 있어서 290엔은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다니게 하는 존재 이유다.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가타카스 1-21-17. 24시간 영업. 연중 무휴.
오가와 쇼헤이(서일본신문)·손혜림 기자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