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연임 도전’에 5파전 시작… 선호투표제 ‘샅바 싸움’은 지속
정청래 13일 국회서 출마 선언
민주당 당대표 선거 5파전 재편
투표 규칙 두고 양보 없는 상황
‘선호투표제 도입’ 갈등 장기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8·1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8·17 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일찌감치 당대표 후보들 신경전이 격화된 상황에서 전당대회 선거 규칙을 두고 ‘샅바 싸움’은 길어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재명 대통령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이재명 정부 국정이 안정되도록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신명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입당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나본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겨냥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 쪽으로 옮겨간 김 전 총리 과거를 다시 언급한 셈이다.
정 전 대표는 “대표직을 수행하며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겠다”며 “대표직을 이용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표 소임을 맡겨주신다면 이재명 정부 핵심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며 “메가 프로젝트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고, 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당권 경쟁은 5파전으로 재편됐다. 김 전 총리, 송영길 전 대표,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 등이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다. 후보들은 여러 현장을 찾거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고, 정책 관련 포럼 등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1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8·17 전당대회 당권 경쟁 구도가 완성됐다. 왼쪽부터 김민석 전 총리, 정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이 출마 선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후보 등록일은 오는 16일이지만, 투표 방식을 결정할 규칙을 두고 신경전은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에 이어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선호투표제 도입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4일 최고위를 열어 재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지만, 쉽게 가닥이 잡히긴 어려울 전망이다. 선호투표제 도입에 반대하는 친청계가 전체 최고위원 7명 중 4명으로 과반이기 때문이다.
친청계는 선호투표제가 정청래 전 대표에게 불리한 방식이라고 본다. 친명계로 묶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등의 지지자가 정 전 대표를 2순위로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후보들도 선호투표제를 두고 미묘하게 엇갈리는 반응을 보인다. 김 전 총리는 13일 SNS에 “저는 원칙적으로 ‘선수는 룰을 따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어떤 룰이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입장에 따르고 그 룰 위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회경선 순서도 따지지 않았고, 선호투표도 받아들였다”며 대승적으로 선호투표제를 받아들인 듯한 모습을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 후 선호투표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고,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며 “처음엔 당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당헌·당규 위반이란 새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소송이 걸리면 전당대회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어 당헌·당규 위반 소지에 대해 당 지도부가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투표 규칙을 두고 갈등이 지속되면서 오는 16일 후보 등록 전까지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년 최고위원제 재도입 논의도 선호투표제 도입 의결이 미뤄진 여파로 보류된 상태다. 앞서 민주당 전준위는 2018년 폐지한 청년 최고위원제를 부활하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 1명을 선거로 뽑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