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요양병원서 다리 절단한 이유는… "받아주는 병원 없어 보호자가 간청" (종합)
다리가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센터. 연합뉴스
인천의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가 요양병원에서 잘못 배출한 환자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찰이 의료법 위반 여부 확인에 나섰다.
19일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요양병원의 절단 수술과 관련해) 의료법을 하루 종일 들여다봤으나 처벌 조항을 찾지 못했다"며 "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변호사 자문을 거쳐 법 위반 여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시 중구 한 요양병원은 지난 8일께 절단 수술을 한 80대 입원 환자 A 씨의 다리를 붕대에 감싸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폐기했다. 다음날 병원 자원봉사자인 60대 남성 B 씨가 쓰레기통을 청소하던 중 옆에 있던 의료폐기물 용기의 다리를 석고 붕대(깁스) 쓰레기로 착각해 재활용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다리는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이던 센터 직원에 발견됐다.
해당 요양병원의 간호과장이 지난 17일 오후 5시께 관련 뉴스를 보고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A 씨 다리를 절단한 사실을 인지한 뒤 CCTV와 병원 관계자 진술을 확인, 이후 병원 관리소장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환자 A 씨의 유전자(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한 결과 발견된 다리와 같은 유전자라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일각에서 '수술실을 갖추지 못한 요양병원이 불법 의료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경찰은 의료법 위반 혐의 적용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환자의)다리 괴사가 상당히 심해 다량의 고름이 나왔고 신경 자체가 손상돼 (절단할 때)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는 무릎이 분리된 상태였고 뒷부분을 가위로 절단했다"고 진술했다.
이 과장은 "앞서 대형병원에 입원했던 A 씨의 상태가 심해서 받아주는 병원이 없다 보니 A 씨 가족이 요양병원에 입원을 간절히 요청했다는 진술이 있다"며 "고령인 A 씨의 심장이 약해 피가 다리까지 도달하지 못해 다리가 괴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요양병원이 의료폐기물인 A 씨 다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폐기물관리법을 준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인체 조직을 포함한 의료폐기물은 전용 용기에 담아 다른 폐기물과 엄격히 분리해 수집·운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