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교섭 시정하라"…울산지노위, 현대차 원청 사용자성 인정
노조 교섭 미공고 시정 수용
반쪽 판정 우려 속 장기전 불가피
15일 울산지노위의 3차 심판회의를 앞두고 금속노조가 지노위의 신속·공정한 판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상민 기자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해 온 현대자동차에 대해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하는 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나왔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을 받아들여 인정 결정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원청인 현대차가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고도 이를 공고하지 않은 행위는 위법하므로 시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울산지노위는 구체적 판정 내용과 취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앞서 금속노조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지난 3월 10일 하청 조합원 1675명을 대상으로 한 교섭 요구서를 사측에 발송했다. 사측은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견례부터 6차례 교섭에 불참했고, 노조는 지난 4월 29일 시정신청을 접수했다.
지난달 20일 1차 회의와 지난 1일 2차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3차 심문회의 역시 참관 인원 제한을 두고 지노위와 노조간 갈등이 벌어지며 정식 개회가 46분가량 지연(부산닷컴 6월 15일 보도)됐다.
결과가 나오자 노동계는 사측의 이행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하청 노동 현장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 만큼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울산지노위의 결정이 절차적 위법성만 짚고 넘어가는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경남지노위가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단체교섭 공고 시정 신청을 인용하면서도, 정작 핵심 쟁점인 원청 사용자성 판단은 배제해 쟁점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산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판정 내용과 취지는 30일 이내에 송달되는 판정서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지노위 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결정서 수령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울산지노위가 사용자성을 긍정하는 취지의 판정서를 내놓더라도 사측의 중노위 재심 청구 등이 유력해, 실제 교섭 절차 돌입까지는 장기전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결정서를 송달받은 이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법 절차와 규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