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장애아동 참여 뒷받침, 벽이 허물어졌다 [나눔이 바꾸는 부산]
4-박홍준 부산뇌병변복지관 복지사·이진호 교리지역아동센터 시설장
교통약자 이동권 향상 지원사업
적극적 참여 이끄는 플랫폼 역할
장애·비장애아동 통합교육 실천
아이들 서로 어울리며 격차 해소
부산뇌병변복지관 박홍준(왼쪽) 사회복지사와 기장교리지역아동센터 이진호 시설장. 사랑의열매 제공
지난해 부산시 저상버스 보급률은 64.7%에 이른다. 하지만 휠체어 이용자가 실제 이용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장애인 콜택시인 두리발은 1~2시간 대기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너무 일찍 도착하기도 한다. 지하철은 역세권 아닌 곳에선 타기 쉽지 않다.
부산뇌병변복지관 박홍준 사회복지사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켜보며 ‘이동의 불확실성’이란 문제를 절감했다. 그는 “교통수단이 존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실질적인 이용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그는 부산사랑의열매 지원을 받아 교통약자의 이동권 향상 지원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 사업은 저상버스 이용 실태 점검 후 이동권 인식과 기사 교육 체계 개선을 중점 추진하는 사업이다. 아울러 정류소 환경 개선과 무장애 버스정류소 시범 설치도 병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게 박 복지사의 진단이다.
그는 “사업에 참여한 시민추진단의 장애인들은 저상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를 하게 됐고, 불편은 감내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내고 개선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웹 기반 앱을 직접 개발한 장애인이다. 시민추진단에 참여한 이 장애인은 저상버스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약 3개월간 개인 시간을 활용해 버스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앱 ‘웹버스(WebBus)’를 개발해 냈다.
박 복지사는 교통약자와 소통하고, 그들의 사회 참여를 이끄는 플랫폼 역할을 사랑의열매가 맡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동권 문제를 특정 당사자의 어려움이 아닌 사회 전체의 삶의 질과 연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지원해 준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기장군 교리지역아동센터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교육을 실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곳의 이진호 시설장은 “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은 대부분 저소득,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다문화가정과 장애아동”이라며 “이들에게 문화체험이나 외식, 여행은 일상이 아닌 특별한 경험이다”고 말했다. 문화적 경험 부족은 아이들의 표현력 부족과 발달 저하로 이어진다.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센터는 부산사랑의열매와 손잡고 장애·비장애 아동 33명이 함께하는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미술·체육·여름캠프로 구성됐으며, 모든 아이들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 시설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처음엔 어색해 하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고, 함께 기다려 주고 장난을 치며 진짜 ‘친구’가 되더라”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미술활동 시간 지적장애 아이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비장애 아동이 다가가 “이렇게 그려보는 건 어때?”라며 함께 방법을 찾기도 했고, 체육활동에선 함께 팀을 이뤄 서로 응원하며 즐기기도 했다. 한 장애아동 부모는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교리지역아동센터는 전국에서 장애아동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센터 중 하나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전문 강사나 인력,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난맥을 메우고 장애아동 가정의 경제적·심리적 부담 해소에 기여한 게 사랑의열매라고 이 시설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속적인 지원과 인프라 확충, 정부·지자체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사랑의열매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끝-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