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의 타임 아웃] 선발투수의 QS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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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부 기자

야구에서 안타를 많이 쳐 타율이 높은 타자가 득점 찬스에서는 침묵한다면 좋은 타자일까. 삼진을 잘 잡는 투수가 위기 상황에서 삼진을 잘 잡지 못한다면 좋은 투수라 할 수 있을까.

무를 자르듯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를 구분할 절대적인 숫자는 없다. 조금 더 선수의 실력을 나타내기 위해 야구의 숫자들은 발전해왔다. 단순히 몇 개의 홈런, 몇 개의 안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야구. 자연스레 다양한 기록, 통계의 지표들이 생겨났다.

최근 들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기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야구 용어 퀄리티스타트(Quality Start). 선발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하면서 QS라는 단어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QS는 선발투수가 6회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막을 경우를 의미한다. 실점이 아닌 자책점을 기준으로 한 것은 수비 실책 등에 의한 실점은 투수 책임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이론이 뒷받침됐다. 승리, 평균 자책점보다 더 엄격하게 투수의 실력을 반영한다.

QS는 198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리차드 저스티스 기자가 고안해냈다. 1980년대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 중간투수, 마무리투수 분업이 시작됐다. 지금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이는 역할 분담이지만 1980년대 이전에는 선발, 중간, 마무리의 개념은 없었다. 선발투수는 경기에 나오는 첫 번째 투수일 뿐이었고 그 투수는 며칠 뒤에 중간이나 마지막에 나오기도 했다.

6이닝 3자책점의 기준은 무엇일까. 1980년대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당 평균 득점은 4.63점이었다. 즉 선발투수가 6이닝을 3실점으로 막는다면 자신의 팀이 낼 수 있는 평균 득점(4.63)보다 적게 실점(9회 환산 4.50점)해 팀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5이닝 1실점, 5이닝 무실점은 점수를 적게 줬을지라도 QS로 인정받지 못한다. QS에는 책임감이 담겨 있다. 선발투수는 한 회라도 더 던져 불펜투수들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선발투수가 빨리 물러나면 불펜투수들이 많이 소모될 수밖에 없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1점을 더 주더라도 1회를 더 던지는 것이 선발투수의 책임감이자 능력이라는 의미가 QS에 담겨 있다.

선발투수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는 팀에서 5~6 경기만에 출전하는 유일한 포지션이라는 점도 있다. 매 경기 출전하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선발투수는 휴식과 관리 끝에 경기에 나선다. 선발투수는 팀에서 애지중지 최고 대우를 받는다.

우리 사회의 선발투수를 떠올려 본다. 책임감의 무게를 느껴야 하고 사회에서 그에 걸맞은 의전과 대우를 받는 사람. 곧 지방선거다. 그들이 선발투수로서 무게감을 크게 느꼈으면 한다. 4년 동안 QS 하길 바란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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