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마다 남한 면적 75% 얼음 녹는 중… 2050년 되면 녹을 얼음조차 없다 [알고 가자, 북극항로]
② 북극 얼음 얼마나 녹았길래?
얼음 두께 얇아져 더 빨리 녹아
임계점 지나 무빙해 시대 올 듯
클립아트코리아
북극항로가 열리는 건 분명 기회지만, 동시에 우려되는 건 심각한 지구온난화다. 북극의 얼음이 대체 얼마나 녹았길래, 우리는 북극항로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걸까.
바닷물이 얼어붙은 빙해(氷海·Ice Arctic) 또는 해빙은 북극의 계절적 기온에 따라 성장하거나 축소되며, 만들어졌다가 사라진다. 해빙은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 에너지를 반사시켜 극지방을 차갑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빙의 감소는 한파, 가뭄, 폭염과 같은 극한 기상현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산하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북극 해빙 면적은 겨울(3월)이 최대치이고 여름(9월)이 최소치라는 주기로 매년 반복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위성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여름 북극 얼음 면적은 10년마다 12.1% 감소했으며, 이는 남한 면적의 75%가량의 얼음이 해마다 사라졌다는 뜻이다. 북극 얼음에 대한 위성 관측은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가 매일 공개하는 자료 등을 토대로 국가기상위성센터가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9월 기준 북극 얼음 면적이 관측 이래 11번째로 적었다. 역대 최저 기록 19개가 모두 최근 19년 사이 발생해, 매년 기록 경신을 하고 있다. 북극의 겨울도 해빙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3월 북극 얼음 연간 최대 면적은 47년 위성 관측 사상 가장 낮은 기록을 보였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북극의 해빙은 단순히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얇아지고 있으며, 오래된 다년생 얼음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북극 해빙은 양(면적)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질(두께·연령) 자체가 붕괴 중인 셈이다. 이처럼 현재 북극 해빙은 ‘넓고 얇은’ 얼음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얇은 얼음은 봄철 일사량에 취약해 더 빨리 녹는다. 이는 ‘해빙-알베도(반사율) 피드백’을 강화해 북극 온난화를 가속한다.
극지연구소는 해빙 관측 데이터를 종합할 때 2050년 이전에는 북극 무빙해(無氷海·Ice free Arctic)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 목표인 지구 평균기온 상승1.5℃ 이하 달성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북극에 빙하가 없는 무빙해 상태가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늦어도 2050년께에는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왜 지금부터 ‘북극항로’를 준비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북극권에 빙하가 없는 무빙해 상태는 소리 없이 강력하게 다가오고 있고, 덕분에 북극항로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진다.
극지연구소 연구진은 “북극해 얼음이 녹는 속도가 기후변화 시나리오상 전망치보다 빨라, 올여름 북극항로 상업성 실증 시범운항에 이어 실제 2030년에는 더 오랜 기간 상업적 항로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극 해빙 시스템이 이미 돌이키기 힘든 ‘임계점’을 지났다는 전문가 전망이 우세한 만큼, 북극항로 이용과 생태계 변화, 중위도 기상 이변에 대한 적응 전략을 10년 이상 앞당겨 수립하는 등 사회·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