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길 러닝, 무리하면 사타구니 찌릿한 통증"…고관절 질환 치료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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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구조·통증 부위 찾기 어려워
허리질환이나 근육통 오인하기도

고관절 충돌증후군·점액낭염 흔해
보존적 치료 안되면 관절경 수술
노년층 골절·사망 위험 크게 증가
운동 계속 여부, 통증 정도로 판단

고관절질환은 초기 증상이 모호해 통증 부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사진은 로봇 인공고관절 수술을 하고 있는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구본재 과장.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고관절질환은 초기 증상이 모호해 통증 부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사진은 로봇 인공고관절 수술을 하고 있는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구본재 과장.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벚꽃길을 따라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러닝 크루’ 문화가 확산하면서 고관절(엉덩이관절)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달리기를 하면 고관절에는 체중의 약 3~5배 하중이 전달된다. 이런 충격이 반복되면 연골뿐 아니라 관절순, 점액낭, 근육, 인대 등에 다양한 손상이 유발된다.

고관절은 다리와 골반을 연결하는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대부분의 일상 동작에 관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참기 힘든 통증과 함께 평범한 일상이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

고관절은 골반(장골, 치골, 좌골)과 대퇴골, 관절낭, 연골, 인대 등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갖고 있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깊은 곳에 위치한 조직 때문에 손상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통증 부위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척추질환으로 착각하기 쉽고 자각 증상도 늦게 나타난다.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에는 염증이나 연골, 인대 손상 등 가벼운 증상부터 시작된다. 그러다 심하면 뼈에 괴사가 생기기도 하고 골절이 발생하면 폐렴이나 패혈증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고관절 질환의 주요 증상으로는 △사타구니 깊은 통증 △고관절 앞쪽 또는 바깥쪽 통증 △엉덩이 통증 △달리기 후 통증 악화 △고관절 움직임 시 걸리는 느낌 △관절 가동 범위 감소 등이 있다.

젊은 층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질환이 고관절 충돌 증후군이다. 대퇴골과 골반뼈 사이의 비정상적인 접촉으로 인해 발생한다. 달리기처럼 고관절을 굽히고 회전하는 동작이 반복될수록 증상이 악화되며, 초기에는 단순 불편감으로 시작해 점차 통증과 운동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타구니 주변의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대퇴부 점액낭염은 고관절 외측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운동 후 고관절 바깥쪽 통증이 심해지고 옆으로 누울 때 통증이 나타난다.

고관절 골절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처음에는 뼈에 미세한 금이 가는 정도에 그치지만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골절로 이어진다. 노인들의 골절은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대한골대사학회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이 남성 21.5%, 여성 14.6% 수준이다. 따라서 골절 후 24~48시간 이내 수술이 권고된다. 수술이 늦어지면 폐렴, 욕창, 심혈관 합병증 등으로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노년층 응급 질환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다소 낯선 병명도 있다. 대퇴골의 머리 부분(대퇴골두)에 혈액공급이 안 돼 뼈가 괴사하는 병이다. 운동 시 사타구니 깊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며, 진행되면 보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노인이나 만성질환 환자에게 많이 생기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많다.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구본재 과장은 “무릎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중 상당수가 고관절 기능 이상에서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고관절과 하지 정렬, 근육 밸런스를 함께 평가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비수술부터 관절경까지

고관절 질환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이다. 문진과 신체검사를 통해 통증 양상과 기능 상태를 확인하고, 엑스레이를 통해 골 구조 이상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필요시 MRI 검사를 통해 관절순 손상, 연골 상태, 점액낭 및 연부조직 염증 여부 등을 정밀하게 확인한다.

고관절 질환의 치료는 대부분 초기에는 보존적 방법으로도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휴식을 병행하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관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점액낭염이나 스트레스 골절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관절순 파열이나 충돌 증후군 등 구조적 문제가 확인될 경우에는 고관절 관절경 수술이 고려된다. 관절경 수술은 최소 절개로 시행돼 조직 손상을 줄이고 회복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 강승우 과장은 “최근에는 관절경 수술의 정밀도가 높아지면서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가 가능해졌다”라며 “무조건 수술을 시행하기보다 단계적인 치료 접근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통증 있는데 운동 계속해도 되나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휴식을 취해야 할지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불편감이나 일시적인 통증이라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증이 경미하고 일시적이라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고관절 기능 유지와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특정 동작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해당 동작이나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매한 상황은 전문의를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구본재 과장은 “아프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동은 가능하며, 관절을 가동했을 때 아픈 동작은 피해야 한다. 아픈 걸 계속 느끼면서 운동하면 부상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30분 뛰고 안 아픈데 그 이후에 아프다면 30분 미만으로 뛰고, 아프면 바로 중단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올바른 운동 습관도 중요하다.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을 통해 고관절과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고, 갑작스럽게 운동 강도나 거리를 늘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개인의 보행 패턴에 맞는 러닝화를 선택하고, 고관절 안정성을 유지하는 코어 및 둔근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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