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은주 부산과기대 야구부 단장 “2021년 창단 이후 거침없는 성장… 항상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
작년 전국체전 우승, 최강팀 대열 합류
KBO 지명 좌절 등 숱한 역경 이겨내고
철저한 관리·맞춤 훈련 통해 기량 성장
나눔리더 가입 등 봉사 정신도 ‘정상급’
야구를 사랑하는 도시, 부산에 야구로 이름을 떨치는 곳이 있다. 바로 북구 구포동에 위치한 부산과학기술대학교이다. 부산과기대 야구부는 2021년 창단 이후 짧은 기간에도 2023년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전국 우승, 2024년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배 우승,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은메달, 2025년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배 2년 연속 우승, 제58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 그리고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금메달까지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 같은 대약진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 대학 야구부 단장인 이은주 단장(부산과기대 재활운동건강과 교수)이 있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와 TV 앞에서 함께 야구를 보며 울고 웃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회상한다. 스포츠 관련 학과 전공을 했지만 야구 전공자는 아니었던 그는 학교의 야구부 창단 과정에서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인정받아 단장으로 발탁됐다.
단장이 된 뒤, 그가 가장 마음에 두었던 것은 선수들의 불안이었다. 이 단장은 프로 진출을 꿈꾸며 치열하게 훈련해왔지만 KBO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좌절하던 선수들에게 ‘한 번 더 도전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저희 학교로 오는 선수들은 학업이 단절된 경우가 많고, 야구 외에는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입니다.”
이 단장은 매일 오전 7시 야구부 기숙사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감독·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깨워 선수들 아침 러닝을 시키고, 정해진 시간에 함께 식사를 한다. 선수들은 예외 없이 스포츠 관련 전문수업을 듣고 오후 훈련을 이어간다. 오후 10시 30분 이후에는 배달 음식과 흡연을 제한하고, 수면 시간까지 확인하며 철저히 관리한다. 그는 “이런 관리가 우리를 믿고 이곳에 있는 선수들과 부모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부산과기대 야구부의 강점은 학업과 병행하는 체계적 훈련이다. 많은 대학 운동선수가 운동과 무관한 전공에 소속되는 것과 달리, 부산과기대는 선수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과과정을 제공하며, 학교 차원의 지원과 선수 중심 문화를 구축해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이 단장은 감독·코치진과 함께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훈련 계획을 세운다.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 2년제 대학의 특성상, 그는 선수들에게 특히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동 시간이나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도 틈틈이 상담을 진행하며 부족한 점을 짚어주고, 스스로를 관리하는 방법까지 지도한다. 실력과 재능을 갖춘 선수에게는 멘탈 관리와 꾸준한 훈련을 통해 프로 진출을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편입이나 취업 등 새로운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단장은 선수들이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다른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도자로서 작은 보탬이라도 되어 각종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이런 이 단장의 뜻을 잘 알기에 부산과기대에서도 학교 내 유일한 운동부 학생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선수들이 수업과 연계한 수중 재활 전문가 등 각종 자격증 취득을 도와 선수들의 진로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부산과기대 야구부는 전문대학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매년 KBO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또한 선수 이탈 없이 2년의 과정을 완주하는 안정적인 팀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드래프트 지명 선수들을 ‘사랑의열매 나눔리더’로 가입시키며 사회적 책임 교육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 “운동선수는 혼자 빛날 수 없습니다. 동료, 부모님, 선생님, 응원해주는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들어주는 결과입니다. 선수들이 받은 사랑을 ‘나눔’으로 보답할 수 있어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과기대 야구부 선수단은 지난달 29일 부산사랑의열매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하며,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나눔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 단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지난해 전국체전 금메달 결정전이 우천 취소되며 공동 우승으로 마무리된 일을 꼽았다. 선수들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아쉬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단장은 “항상 노력하는 선수들이 고맙고, 씩씩하게 인사하고 반듯하게 행동할 때마다 뭉클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단장은 야구를 사랑하는 부산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이 야구를 사랑하는 도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부산과기대 야구부를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산 시민들이 야구에 대한 사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부산과기대 야구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