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질환인데 종아리와 엉덩이가 왜 아플까? [허리 통증 진단법]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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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협착증, 대표적 척추질환
무릎·고관절 질환으로 오인 잦아
방사통으로 감각저하·저림 유발
디스크, 허리 굽힐 때 통증 심해
협착증, 간헐적 파행이 중요 단서
허리질환 예방 최고 운동은 ‘걷기’

허리 질환이 있을 때 꼭 허리만 아픈 것은 아니다. 방사통으로 종아리와 엉덩이 주변이 아플 수도 있다. 사진은 부산본병원 하상훈 병원장이 수술하는 모습. 부산본병원 제공 허리 질환이 있을 때 꼭 허리만 아픈 것은 아니다. 방사통으로 종아리와 엉덩이 주변이 아플 수도 있다. 사진은 부산본병원 하상훈 병원장이 수술하는 모습. 부산본병원 제공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단순 요통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는 특별한 구조적 이상이 없는 염좌 수준의 가벼운 요통에 해당된다. 흔히 허리를 삐끗했다고 하는 경우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갑작스러운 동작에 의한 것인데 대개 1주일 이내에 호전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병적인 원인으로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의 통증은 단순 요통과는 다르다. 통증의 강도가 매우 심하거나,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다시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수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통증이 뻗치는 경우에는 신경 압박이 동반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치할 경우 감각 저하, 근력 약화, 심한 경우 마비 증상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반드시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다

허리 질환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허리가 아픈 것은 아니다. 허리가 아니고 무릎이나 종아리 쪽이 아플 수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허리가 아닌 고관절이나 엉덩이 부위가 아프기도 한다. 신경을 압박해 다른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방사통 때문이다. 허리 질환을 무릎 관절염이나 고관절 문제로 오인하거나 착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허리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가 엉뚱하게 무릎 수술을 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고관절 치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간혹 환자 중에는 종아리와 무릎이 저리고 쑤신데 왜 허리를 검사하는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있다. 또 허리는 안 아프고 엉덩이가 아픈데 왜 허리 쪽을 치료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에 급성기에는 허리 쪽의 통증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 손상은 아주 서서히,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허리는 이미 통증에 어느 정도 적응한 상태가 되고, 신경 압박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나중에는 다리와 무릎 주변의 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도 무릎 쪽으로 통증이 퍼지고 다리가 쑤시고 저린 증상이 동반된다. 그래서 무릎관절염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허리 통증과 무릎 주변의 통증이 같이 느껴진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엉뚱하게 무릎 부위를 치료하다가 허리 질환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리의 문제인지 고관절의 문제인지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허리 질환이 있을 때는 주로 엉덩이 뒤쪽이 아프다. 이에 비해 고관절 질환의 경우는 엉덩이 뒤쪽보다는 앞쪽 사타구니 부위 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부산본병원 하상훈 원장은 “엉덩이 통증은 대부분 허리에서 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니, 허리만 치료하다가 거꾸로 고관절 질환을 놓치기도 한다. 증상이 애매하거나 혼재되어 있을 경우에는 허리와 고관절을 모두 검사하여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구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스크 vs 협착증 구분법

대표적인 허리 질환이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이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발생 원인과 특징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가운데 척수가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면 허리 통증뿐 아니라 골반, 무릎,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뻗치는 방사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협착증과 디스크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질환은 걸을 때와 앉을 때 증상의 변화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척추관 협착증은 걸을 때 요통과 하지 방사통이 뚜렷하며 허리를 굽히거나 앉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반면 디스크는 걸을 때 통증이 완화되고 앉으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단서 중의 하나가 ‘간헐적 파행’이다. 신경 압박으로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는 증상이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보행 가능 거리가 점점 짧아진다. 고령층에서 유모차나 카트에 의지해 허리를 숙이고 걷는 것은 이런 통증을 피하기 위한 습관이다.

협착증과 디스크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치료법도 달라진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게 디스크 치료를 하게 되면 신경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자세와 걷기가 가장 좋은 보약

허리 질환은 무엇보다 자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질환이다. 허리에 가장 부담을 주는 자세는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자세다. 허리를 숙인 상태가 지속되면 디스크의 앞부분은 눌리고, 내부의 수핵은 뒤쪽으로 밀리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디스크가 점점 늘어나게 된다.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을 예방하는 데 가장 좋은 운동을 꼽으라면 단연 걷기 운동이다. 걷는 동안 척추 주변 근육들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면서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지해 주고, 허리의 유연성과 근력을 동시에 키워준다. 하 원장은 “많은 운동법이 있지만 걷기는 여러 측면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무작정 걷기 말고 걷기 전에 가벼운 전신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체온을 올린 뒤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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