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두측두엽치매 환자 증상, 서양과 구별 ‘뚜렷’
충동 언행 못 참는 ‘탈억제’ 증상
기억장애 등은 상대적으로 적어
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인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의 증상은 서양 환자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김은주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을 통해 구축한 한국인 조발성 치매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의 증상이 서양 환자와 뚜렷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게재됐다.
전두측두엽치매는 주로 50∼65세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는 퇴행성 치매로 성격 변화, 감정 둔화, 언어 기능 저하 등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서양의 우측 측두엽형 전두측두엽치매 진단 기준을 국내에 적용할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전두측두엽치매 환자 225명의 임상 정보와 뇌 영상(MRI)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 환자의 경우 기억장애와 우울증, 공감 능력 저하, 강박적 사고 등은 서양인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사회적으로 부적절하거나 충동적인 언행을 참지 못하는 ‘탈억제’ 증상은 한국인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관찰됐다. 얼굴 인식 기능과 관련된 우측 측두엽 및 방추회(뇌 측두엽과 후두엽 사이 아랫부분에 길게 자리 잡은 영역) 부위의 위축 패턴 역시 한국인 환자에서 뚜렷하게 관찰됐다.
얼굴인식장애는 서양인 환자와 한국인 환자 모두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한국인 환자의 임상 표현 양상과 문화적 행동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 국제 기준만으로는 우측 측두엽변이 전두측두엽치매를 조기에 구분하기 어렵다”며 “한국형 특성을 반영한 새 진단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