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검찰, 아베 살해범에 무기징역 구형…"전례 없는 중대 사건"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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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을 하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 직후 제압당하고 있다. 사진은 요미우리신문 촬영. 교도통신연합뉴스 2022년 7월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을 하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 직후 제압당하고 있다. 사진은 요미우리신문 촬영. 교도통신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 연합뉴스

일본 검찰이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야마가미 데쓰야(45)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8일 연합뉴스 및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검찰은 이날 혼슈 서부 나라현 나라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대낮에 사람들 앞에서 옛 총리를 죽이는 전후(戰後) 역사에 전례 없는 중대한 사례로,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야마가미는 2022년 7월 8일 11시 30분께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에 맞고 쓰러진 뒤 나라현립의대병원으로 이송된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3분에 숨졌다. 의료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의 목 2곳과 심장, 가슴의 대혈관에 손상이 있었다면서 지혈과 대량 수혈을 통한 치료를 계속했지만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야마가미는 앞선 공판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했고 유족에 대해 "저도 육친을 잃은 경험이 있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번 공판에서 주요 쟁점은 야마가미 모친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관련 활동에 빠져 고액 헌금을 한 것 등이 범행에 미친 영향이었다.변호인 측은 가정연합이 야마가미 성격과 행동, 그의 가족 등에 악영향을 끼쳤고 그가 복수심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러한 사정이 양형에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야마가미가 인생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은 이유를 교단에서 찾으며 원한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불우한 성장 과정이 형량을 줄일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도 "피고인이 불우하게 자랐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40대 남성이라는 점에서 정상 참작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는 이날 법원에 나오지 않았으나, 변호인이 대독한 진술서에서 야마가미를 향해 "자신이 한 일을 정면에서 받아들이고 확실히 속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는 사건 직후를 회고하면서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됐다"며 "꽤 오랫동안 꿈속에 있는 듯했다"고 전했다. 야마가미 모친은 지난 공판에 출석해 "헌금하면 가정이 좋아질 것으로 믿었다"고 증언했으나, 야마가미 여동생은 "교단 탓에 가정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1심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21일이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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