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우은승 씨, 장애학생지원센터 우수콘텐츠 공모전 교육부장관상
청각장애 학생 학습 지원 경험 덕분
‘소통 단절’에서 ‘공감 능력’으로 변화
와이즈유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 학생처 소속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인 우은승 씨가 최근 ‘2025년 대학의 장애학생지원센터 운영 지원사업 우수콘텐츠 공모전’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그의 수상작인 산문 ‘보이는 목소리가 가르쳐 준 것’은 시스템의 빈틈에서 좌절했던 청각장애 학생과의 만남을 통해 성숙해 가는 한 직원의 진솔한 내면을 담고 있다.
우 씨에게 장애학생 지원 업무는 처음에는 시스템과 규정의 틀 안에서 처리해야 할 과업이었다. 그러나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일시적인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한 청각장애 학생과의 대면은 그의 시야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학생 간담회에서 만난 이 학생은 오로지 수어나 글로만 소통이 가능했다. 우 씨는 해당 학생이 이전 대학에서 보여주었던 성취와 달리 영산대에 와서는 수어통역사 배치 문제로 인해 교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좌절감에 직면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학생은 우 씨에게 “농인만 있는 세상에 떨어져 수어로만 대화할 때의 기분”을 역설하며 학교에서 마치 “아무 말도 못 하는 얌전한 사람처럼 비치고 있다는 고통”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충격적인 고백은 우 씨에게 장애 학생들의 고통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님을 깨닫게 했다.
그는 학생들의 고통이 곧 “매 순간 놓치는 권리, 발화되지 못하는 내면, 소속되지 못하는 외로움이라는 구체적인 현실”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특히 학생들에게는 생존과도 같은 학습 보장 권리가 정작 자신에게는 “쉽게 생각하고 살았던” 영역이었음을 깨닫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고 당시의 부끄러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후 우 씨는 ‘대학의 장애학생지원센터 운영지원사업’ 덕분에 해당 학생에게 2학기 수어통역을 지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생은 간담회에서 “수어통역사와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우 씨는 이 순간이 단순히 업무를 진행한 것을 넘어 “한 인간의 학습권을 도운 인간적 동료로서의 보람”을 안겨주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경험은 그에게 업무의 본질이 서류나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임을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지원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우 씨는 수어 통역 지원 과정에서 해당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성인 학습자들의 장애 인식 부족이라는 새로운 벽에 직면했다. 그는 캠퍼스 전체를 대상으로 인식 개선이라는 연필을 쥐여줘야 할 다음 과제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다음 해 지원 사업 내 장애인식개선 사업비를 확보하여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을 실시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우 씨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얻은 핵심적인 깨달음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가장 기본적인 학습 보장 권리가 때로는 가장 절실한 지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