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수마트라섬 덮친 대홍수… 사망자 1000명 넘어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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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명 실종·부상자 수 5400명
정전 상태 지속되고 구호품 부족
정부 복구 지연되자 불만 커져
가자지구서도 호우 피해 극심

13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타미앙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우물물을 이용해 일상적인 집안일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타미앙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우물물을 이용해 일상적인 집안일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이 유례 없는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전역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만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었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EFE·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은 지난달부터 폭우가 내린 수마트라섬 북부 3개 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2주 동안 1003명이 숨지고 21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아체주를 비롯해 북수마트라주와 서수마트라주 등 3개 주 52개 지역에서 5400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재난관리청은 공공시설 1200곳. 의료시설 219곳, 교육시설 581곳, 종교시설 434곳, 다리 145개 등이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각한 아체주에서는 60%가량이 여전히 정전 상태고, 많은 이재민이 몰린 임시 대피소는 식수와 의약품 등 구호품이 부족한 상황이다. 복구 작업이 늦어지자 피해 지역 주민들은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아체주를 다시 찾아 지원이 늦어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하면서 정부가 계속 돕겠다고 설명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은 피해 복구를 위해 며칠 안에 새 경제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재난관리청은 식량, 의료 서비스, 위생 시설, 심리 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통합 대피소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개 주에서 주택과 공공시설 복구 비용으로 31억 달러(약 4조 5600억 원)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동안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지 않았으며 국제사회 지원도 거절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 ‘디트와’가 강타한 남아시아 섬나라 스리랑카에서도 최근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640명이 숨지고 211명이 실종됐다.

믈라카 해협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에 폭우가 쏟아졌으며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뿐만 아니라 태국 사망자 275명과 말레이시아 사망자 3명을 포함하면 4개국에서 지금까지 19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탓에 이 지역에 폭우가 심해졌고, 벌목을 비롯한 난개발과 부실한 재난 방지 시스템까지 더해져 피해가 컸다고 진단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태풍이나 열대성 폭풍이 더 잦아졌고 강도마저 세지면서 피해가 늘었다는 것이다.

한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에서도 폭풍 바이런이 상륙하며 홍수가 발생해 10여 명이 사망했다. 지난 12일 팔레스타인 WAFA 통신에 따르면 지난 하루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호우 피해가 잇따라 14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여럿 발생했다. 또 가옥 15채가 붕괴했다.

현지 주민들은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아에서 민가가 무너져 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가자시티에서는 어린이 3명이 급격한 기온 하락으로 숨지기도 했다. 난민촌 텐트 붕괴와 침수 등 피해도 잇따랐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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