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인구 반등 성공…비결은 외국인?
10월 56.5만 명 1년 새 0.57% 증가
내국인 5000명 ↓, 외국인 1.2만 명 ↑
외국인력 쿼터 확대, 유학생 유입 영향
청년 기피 영세 기업 많은 특성도 한몫
올해 초 동포 인구 외국인 산입 영향도
외국인 음식점과 식료품 가게가 몰려 있는 경남 김해시 동상동 일대는 주말이면 장을 보거나 지인을 만나러 나온 외국인들로 붐빈다. 이경민 기자
전국적인 인구 감소 추세에도 경남 김해시 인구는 반등에 성공했다. 내국인이 떠나간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운 덕분인데, 외국인에 의존하는 지역 산업계의 어두운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김해시 인구는 56만 5007명으로 지난해 56만 1806명보다 3201명, 0.57% 증가했다. 2019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김해시 인구는 2021년 55만 8286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5년 만에 7000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내국인은 약 5000명 줄어든 반면 외국인은 1만 2000명 늘었다. 2021년 2만 명 수준이던 외국인은 이 기간 3만 2000여 명으로 30% 늘었다. 외국인 인구 증가세가 고착화하는 경향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김해시 외국인 인구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노동자와 유학생, 결혼이민자 등 모든 유형에서 같은 양상을 보였다.
김해시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외국인 노동자는 1만 3626명으로 2021년 8232명보다 약 5400여 명 증가했다. 지역에 1만 개가 넘는 기업이 있지만 대부분 영세 업체인데다, 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직종이라 외국인 노동자가 그 자리를 메우는 경우가 늘고 있는 탓이다.
같은 기간 유학연수생 증가 폭 역시 1258명에서 2769명으로 배 이상 이다. 결혼이민자, 재외동포, 거주 영주·가족 동반 수도 모두 증가했다. 여기에 과거 외국인으로 분류되던 조선족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가 지난 1월부터 외국인 인구 집계에 포함됐다. 9월 기준 김해시 재외동포는 5212명이다.
민원 상담을 위해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찾은 외국인들. 이경민 기자
김해시 등록외국인은 경남에서 가장 많고 전국 기초지자체 중 아홉 번째다. 인구 비중은 전체의 5%가 넘는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김해시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을 위한 인구정책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2027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대동면 대동첨단산업단지 안에 90억 원을 투입해 ‘외국인 근로자 정착지원 복합센터’를 세운다. 이 센터는 외국인이 입국해서 정착할 때까지 필요한 거주·교육·상담·문화복지 등 복합서비스를 한 번에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방 중소기업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 견인을 위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에도 집중한다. 현재 여름과 겨울 방학 때 외국인 유학생을 각각 5명씩 10명을 뽑아 시청과 보건소, 관광지 등에서 통역 업무 등을 수행하게 하는 ‘외국인 유학생 행정인턴제’를 운영 중이다.
동시에 공존 기반이 될 인식 개선 사업에도 집중한다. 지난달 동상동 다어울림센터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하는 토크·퀴즈 행사가 열렸다. 성공적인 외국인 정착 사례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김해시 SNS에 게재해 외국인에 대한 주민 이해도도 높일 예정이다.
김해시 김병주 인구정책담당관은 “외국인은 이제 우리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정주 기반 확충과 시민 인식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인구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