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란 의회, 호르무즈 봉쇄 의결…국가안보위서 최종 결정"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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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마즐리스)가 22일(현지시간)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에 따르면 의회 국가안보위원장 에스마일 쿠사리는 "의회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폐쇄와 관련한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원유와 가스 수송로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인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적인데, 이런 대형 선박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이란이 실제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해 중국, 일본, 한국, 인도, 유럽 등 주요 수입국을 포함한 세계 에너지 시장 등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한국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에 수입되는 원유는 사우리아라비아나 쿠웨이트 등 주요 석유 수입국에서 한국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호르무즈해협을 지나야 한다. 호르무즈해협으로 수송되는 원유만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60%에 달한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양국이 상대방의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고 기뢰를 설치하는 등 통항이 심각하게 위협받은 적은 있었으나, 이란이 해협을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

이란은 앞서 미국의 핵시설 공습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현재까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한 직접 보복은 감행하지 않았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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