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스타벅스 키오스크

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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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주문하신 음료가 나왔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자주 듣는 직원의 이 음성을 앞으로 점점 접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상반기 중 일부 매장에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재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주문과 결제를 기기로 대체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곳은 없다. 키오스크가 도입된다면 한국이 세계 최초가 되는 셈이다. 도입 지역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명동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방문객 밀집 시간대의 혼잡을 해소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육성으로 소비자의 이름을 불러 음료를 전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본사 방침을 따르면서도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해 왔다. 2014년 자체 모바일 앱 기반 비대면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오더’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2016년 전자영수증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2023년 말부터 일부 대형 매장에서 진동벨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더 나아가 ‘키오스크 무풍지대’였던 스타벅스마저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처럼 키오스크 설치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디지털 기기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못한 노인들 입장에선 키오스크 확산이 반가울 리 없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 노인실태조사’를 재분석한 ‘노인의 여가 및 정보화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노인 중 키오스크 활용 주문과 접수가 가능한 노인은 17.9%에 그쳤다. 65~69세는 3명 중 1명(35.0%) 정도가 키오스크 작동법을 알았다. 그러나 70~74세는 15.2%, 75~79세는 8.3%, 80~84세는 2.3%만이 키오스크를 활용할 수 있었다. 카페나 식당 등에서 ‘배리어프리(Barrier-free)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가 확대되는 점은 노인들에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고령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접근을 위해 높이 조절, 음성 출력, 안면 인식, 수어 영상 안내, 점자 블록 등 기능을 갖춘 무인 주문 단말기다.

최근 많은 지자체나 복지관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활용, 동영상 제작, AI 활용법 등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교육 과목을 늘리는 추세다. 우리 사회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정부나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령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디지털 조력자’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상훈 논설위원 neato@


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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