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탄핵 집회에 ‘플라잉 스피커’ 첫 등장... 민원 배로 폭증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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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근무하고 잠 못 잔다” 112 신고 잇따라
4일 탄핵심판 선고 앞두고 집회 격화 우려도


지난달 29일 세이브코리아가 울산 남구 번영사거리에서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집회 현장에 대형 플라잉 스피커 3대가 배치돼 있다. 독자 제공 지난달 29일 세이브코리아가 울산 남구 번영사거리에서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집회 현장에 대형 플라잉 스피커 3대가 배치돼 있다. 독자 제공

지난달 29일 울산시 남구 번영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독자 제공 지난달 29일 울산시 남구 번영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독자 제공

울산 도심에서 윤석열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소음·교통불편 등 민원이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에서도 오는 4일로 예고된 탄핵심판 선고를 전후해 찬반 집회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여 시민 불편과 민원은 더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112에 접수된 교통 불편 신고는 57건, 소음 신고는 30건으로 총 87건으로 집계했다. 이는 같은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지난달 22일 교통불편 27건, 소음 1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과 비교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29일 울산에서는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오후 1시부터 3시간가량 남구 번영사거리 일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3만 명, 경찰 비공식 추산 5000명이 집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열린 탄핵 관련 집회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이유로 예술회관사거리에서 번영사거리 방면 6개 차로 460m 구간을 통제했는데, 이 일대 도로가 교통혼잡을 빚으면서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집회 현장에는 크레인에 대형 스피커 10여 개를 매달아 공중에 띄우는 일명 ‘플라잉 스피커’ 3대가 곳곳에 배치됐다.

플라잉 스피커는 출력이 강해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퍼진다.

당시 집회 관리에 동원된 한 경찰관은 “몇 년간 여러 도심 집회에 투입됐지만 울산에서 플라잉 스피커가 동원된 건 처음 봤다”고 했다. ‘플라잉 스피커’의 등장에 집회 현장 인근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는 집회 소음이 괴롭다는 민원이 폭주했다.

이어 같은날 오후 4시부터는 윤석열즉각퇴진 울산운동본부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등이 남구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윤석열 즉각파면 울산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경찰에 집회 인원을 500명으로 신고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연이어 열리는 사이 112상황실에는 “차가 너무 막힌다”, “집회 소음 때문에 야간 근무하고 잠을 못 자고 있다”, “도로에 무대를 설치하고 집회해도 되느냐”, “소음 측정을 해달라” 등 신고 전화가 쏟아졌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플라잉 스피커까지 동원되다 보니 평소 주말보다 소음 신고나 교통 불편 신고가 많이 들어온 것 같다”며 “시민 불편이 없도록 집회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즉각파면 울산운동본부가 지난달 29일 오후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시민대회를 열고 있다. 참가자들이 '헌재는 신속파면'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즉각파면 울산운동본부가 지난달 29일 오후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시민대회를 열고 있다. 참가자들이 '헌재는 신속파면'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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