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옥중 서신 보낸 명태균 “국정운영이란”
“자갈·모래 섞어 단단한 콘크리트”
“오세훈 시장 정치생명 험난할 것”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옥중 서신을 보냈다.
명 씨 변호인단은 5일 오전 창원지검 현관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비상계엄령과 관련한 명 씨의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명 씨의 입장을 대독하겠다며 “단단한 콘크리트는 질 좋은 시멘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모난 자갈과 거친 모래를 각종 상황에 따라 비율대로 잘 섞어야 만들어집니다. 그게 바로 국정운영입니다. 대역죄인 명태균 올림”이라고 했다.
해당 입장문 의미를 묻자 “윤 대통령 주변에 좋은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고, 듣기 싫은 소리를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그걸 균형 있게 잘 들어서 국정운영을 잘하시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단어 하나하나 의미를 직접 설명해 줬다”고 답했다.
명 씨 변호인단에 따르면 명 씨는 4일 아침 뉴스를 통해 비상계엄령 선포·해제를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자신의 입장을 미리 준비, 이날 변호인 접견에서 구두로 말하는 것을 변호인이 받아 적었다는 것이다. 계엄령 자체에 대한 언급은 별도로 없었다고 했다.
다만 최근 명 씨 등을 고소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변호인단은 “오 시장이 고소하면 증거 자료를 다 제출하겠다. 오 시장은 담이 작아서 헛발질을 한 것 같다. 자업자득이다. 안타깝다. 오 시장의 정치생명은 험난할 것 같다”고 명 씨가 말했다고 했다.
명 씨는 공천을 도운 대가로 김영선 전 국회의원으로부터 2022년 8월 23일부터 지난해 11월 27일까지 16차례에 걸쳐 총 8070만 6000원 상당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또 지난 9월 24일 자신의 처남에게 정치인 등과 대화를 나눈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건네주며 이를 숨겨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은닉교사)도 받고 있다.
앞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인 강혜경 씨는 명 씨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맞춤형 여론조사를 조작해 선거를 도왔으며,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는 내용을 폭로해 ‘공천개입 의혹’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랐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