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 된 크리스마스’… 또래 흉기 살해한 10대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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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서 사천까지 와서 범행

지난 25일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피의자 A 군이 배회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지난 25일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피의자 A 군이 배회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피해자 B 양의 친구들이 B 양을 추모하며 사건 현장에 놓아 둔 우유와 핫팩. 피해자 B 양의 친구들이 B 양을 추모하며 사건 현장에 놓아 둔 우유와 핫팩.

크리스마스 날 경남 사천시에서 10대가 또래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천경찰서는 17살 A 군을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25일 오후 8시 30분께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16살 B 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군은 이후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자해를 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강원도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양과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됐으며, 이번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사천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A 군은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B 양이 거주하던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며 B 양을 기다렸으며, B 양이 다가오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범행 당시 A 군 가방에는 흉기 외에도 둔기와 휘발유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 양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지난 25일 오후 10시 40분께 숨을 거뒀다. A 군은 범행 직후 자해를 저질렀지만 경상에 그쳐 병원 치료를 받고 다음 날 0시 12분께 긴급체포됐다. 현재 학교를 자퇴한 상태로 알려진 A 군은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외에 경찰에 관련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두 사람이 수년 전부터 인터넷 게임이나 채팅을 시작하면서 알게 됐으며, 최근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27일 A 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 군 휴대전화 포렌식 등도 계획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A 군은 술이나 약물에 취해 있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A 군과 B 양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할 예정”라고 말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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