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호우, 부울경 9월 기후 역사 새로 썼다
월평균기온·폭염 일수 역대 1위
일 강수량 최다 1위 기록도 경신
부울경 9월 기후 역사가 지난달 새로 쓰였다. 지난달 부울경 월평균기온, 폭염 일수, 열대야 일수가 1973년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이후 역대 1위에 올라섰다.
9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9월 일 최고기온을 경신한 관측 지점이 양산 37.7도, 김해 37.5도 등 11곳에 달했다. 지난달 부울경의 월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의 21.5도를 크게 웃돌아 역대 1위에 등극했다. 부울경의 지난달 폭염 일수, 열대야 일수 역시 각각 7.6일과 8.5일로 나타나, 두 일수 모두 평년의 0.4일을 훌쩍 뛰어넘은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부울경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같았다. ‘가을 폭염’이라는 신조어를 증명하듯 9월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의 20.5도보다 4.2도 높아 역대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다.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도 각각 6.0일과 4.3일로 1위에 올라섰다.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9월이 더웠던 이유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로 우리나라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9월 상순에서 중순 사이 북인도양의 대류 활동이 증가하면서 티베트 고기압이 발달했고, 우리나라 상층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하면서 맑은 날이 많아 햇볕의 영향이 컸다. 또 필리핀 부근의 대류 활동 증가로 북쪽으로 전파되는 대기 파동에 의해 우리나라 동쪽 중~하층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했고,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다량으로 유입됐다.
부산의 올해 9월 일최고기온은 19일의 34.7도로 역대 1위인 1994년 9월 2일의 35.2도에 조금 못 미친다. 하지만 9월 열대야 일수는 15일로, 부산은 제주의 19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열대야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달 20~21일 내린 집중호우 역시 9월 기후 역사를 바꿨다. 정체전선과 ‘작은 태풍’으로 불리는 열대저압부가 만나 올해 9월 평균 강수량은 241.0mm로 평년의 155.1mm보다 85.9mm 더 많았다. 부울경의 경우 이틀 동안 272.5mm의 비가 내려 평년보다 69.9% 많은 비가 쏟아졌다. 특히, 이 기간 창원 529.4mm, 부산 403.4mm, 거제 381.2mm, 진주 307.4mm 등 이틀간 누적 강수량이 300mm을 넘었다.
부울경 대부분 지역이 9월 일 강수량 최다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부산에 378.5mm, 김해에 368.7mm, 북창원에 357.5mm의 비가 쏟아져 이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창원과 김해에서는 200년 만에 한 번 올 확률의 비가 이틀 동안 쏟아져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