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 만에 금리 0.5%P 인하
한미 금리 격차 1.5%P로 줄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며 글로벌 고금리 시대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미 연준은 연내 0.5%P의 추가 인하도 예고하고 나섰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0.5%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2%P 차이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던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5%P로 축소됐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일이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인플레이션 위기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린 후 동결해왔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를 향해 더 진전을 보였지만 여전히 다소 올라가 있는 상태”라면서도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 연준은 함께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이는 연내에 0.5%P 추가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은 2025년 말 3.4%, 2026년 말 2.9%, 2027년 말 2.9%로 각각 예상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빅컷’ 단행과 관련한 경기침체 우려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경우 시장에 경기침체 불안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경제는 양호하고 견조한 속도로 성장을 유지하며 인플레이션도 낮아지고 있다”며 “현재 경기 둔화와 관련한 신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높은 경계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대내외 상황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