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전용학교’ 첫 개교… 부산발 공교육 전국 확산 기대
초등 맞춤형 학교 명지서 문 열어
학습형·보살핌 수업 선택 폭 넓어
발레·마술·웹툰·방송댄스도 수강
평일 오후 8시·토 1시까지 이용
학부모 부담 해소·학생 만족 높아
시교육청, 정관 등 5곳 확대 계획
초등학생 늘봄 교육을 위한 ‘제2의 학교’인 늘봄전용학교가 12일 부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늘봄전용학교는 이달 1일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늘봄학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체제로, 학부모 양육 부담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각 지역 교육 환경과 학부모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늘봄전용학교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12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늘봄전용학교 교문으로 초등학생들을 태운 통학버스 10대가 들어왔다. 남명초등, 명문초등 등 명지동 내 7개 초등학교 학생 230여 명은 소속 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마친 뒤 통학버스를 타고 늘봄전용학교에 도착했다. 학생들은 3층 높이의 모듈러 교실 건물로 들어가 미리 신청한 학습형 늘봄과 보살핌 늘봄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다시 자신의 초등학교로 돌아갔다.
학생들은 늘봄전용학교에서 한글, 체육, 수학, 영어를 비롯해 발레, 필라테스, 마술, 웹툰 등 흥미로운 수업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습형 늘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방송댄스와 음악 줄넘기, 영어 뮤지컬, AI 로봇, 펜싱 등 20여 개 중 희망하는 프로그램도 수강할 수 있다. 늘봄전용학교 학생들은 월~금요일에는 방과 후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늘봄전용학교에 머무를 수 있다. 방학 중에는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간식과 저녁 식사가 제공된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음악 줄넘기 수업에 참여한 구관표(남명초등 2학년) 군은 “매일 재미 있는 수업을 골고루 들을 수 있어 즐겁다”며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구 군의 어머니 최송이 씨는 “펜싱이나 드론 같은 평소 배우기 힘든 과목도 좋은 환경에서 배울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늘봄학교 내 학습형늘봄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부산교대 교수와 교육연구사, 교사 등이 참여해 △한글 놀이 △놀이 수학 △놀이 영어 등 3개 영역과 보조 교재를 개발했다.
시교육청은 명지늘봄전용학교를 시작으로 내년 3월 기장군 정관읍에 두 번째 늘봄전용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이후 5개 교육지원청별로 늘봄전용학교를 한 곳씩 더 만들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와도 늘봄학교 운영 방향과 개선 방안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시교육청의 늘봄전용학교를 늘봄 수요가 많은 곳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늘봄전용학교 개교식에 참석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 축사를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부산은 양질의 프로그램과 지역의 적극적 협력, 재능 기부 릴레이까지 늘봄학교가 안착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명지늘봄전용학교가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돼 전국 신도시를 비롯한 인구 밀집 지역에 좋은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부산이 살기 좋고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정주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늘봄학교를 비롯한 보육 환경 개선이 필수”라며 “늘봄학교를 확대 운영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