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도 예측못한 극한호우…부산 밤사이 150mm ‘물폭탄’
오전 10시 누적 강수량 영도 166.8mm
새벽 2~3시 강수 집중 시간당 83mm 이상
예상보다 빠른 북쪽 차가운 공기 남하 영향
밤 사이 부울경 지역에 150mm 이상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기상청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북쪽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면서, 3호 태풍 ‘개미’가 밀어 올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서다. 부산에서는 24일 오전 2시께 시간당 강수량이 83.1mm에 달할 정도로 ‘극한호우’가 내렸다.
24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10분 기준 전날 밤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이 부산 영도 166.8mm, 경남 창원 진해 112.5mm, 거제 양지암 81.5mm, 함안 41.0mm를 기록했다. 밤사이 누적 강수량을 알 수 있는 오전 6시 10분 기준 부산 영도의 누적 강수량은 150.5mm였다.
특히 강수는 이날 오전 2시에서 오전 3시 사이 집중됐다. 부산의 경우 이 시간대 내린 강수량만 83.1mm로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전날인 23일 오후 10시 20분 예보에서 24일 새벽까지 부울경 지역에 5~20mm의 비가 가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24일 오전 0시 45분께 부산 중부와 부산 서부, 경남 창원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고, 오전 1시를 기점으로 부산 동부까지 부산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이어 30분 뒤인 오전 1시 30분에는 부산 전체에 호우경보를 발표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누적 강수량이 60mm 이상 또는 12시간 누적 강수량이 110mm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하고, 호우경보는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mm 이상 또는 12시간 누적 강수량이 180mm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한다. 결국 30분 사이 예상 강수량이 변할 정도로 호우 변동성이 컸고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졌다는 뜻이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당초 북쪽의 차가운 공기대가 중부 지방에 머물며 비를 뿌릴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남하했다”면서 “태풍 ‘개미’가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부울경 지역으로 밀어 올려 따뜻한 남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대를 만나 예상보다 많은 비를 뿌렸다”고 말했다.
부산기상청은 24일 부울경에 5~60mm, 오는 25일 경남에 5~40mm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류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부울경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고 무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울산 서부와 경남 하동·합천·양산·창원·김해·함안·창녕·산청에 폭염경보가, 부산, 울산동부, 경남 밀양·의령·진주·함양·거창·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