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행과 나눔으로 행복한 사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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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한국자원봉사연합회 이사장

행복한 삶이란 혼자가 아니고 둘이 함께 걸어가는 세상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고 사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하루 5시간 폐지를 주우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노인들도 있고, 방에서 컴퓨터를 하며 종일 외톨이로 보내는 청소년들도 있다. 가족간 갈등으로 헤어져 스스로 삶을 포기하거나, 질병 치유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 모두가 고독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척수염에 만성적인 통증을 겪으며 가족과 작별하고 살아가는 환자나,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도 있다. 이들의 고독감은 누가 알아줄까?

60대 이상 인구가 2030세대보다 더 많고, 평균 수명이 85세를 넘어서는 시대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향해 달려가는 고령사회에 1인 세대가 늘면서 홀로 사는 노인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건강이 예전과 같지 못해 외출을 줄이고 외롭게 사는 어르신들이 많다. 심지어 고독으로 인한 우울증이 심하거나 치매까지 발생해 고생하는 노인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왜 우리 사회는 풍요로운 경제 상황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는 행복지수는 늘 세계 하위권에 머무는 것일까?

무소유의 가치를 전한 법정 스님은 ‘삶 속에서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고차원적인 가르침을 전했지만, 현대인들은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달려가는 전차처럼 보인다.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들,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의 형제이자 이웃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동행’이라는 두 글자가 그들을 살리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모두 귀중한 생명들이다. 하지만 각자 상황과 처지가 다르다. 우리는 힘겨운 상황에 처한 이들이 고독한 채 살아가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상을 딛고 기적을 이루며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 정부는 촘촘한 복지정책을 통해 가난한 가구에는 최저생계비를 지원하고 있고, 병약한 노인들에게는 요양보험 등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또 고독한 이웃을 위해 찾아가는 행정으로 돕고 있는데 정부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해 5000명 이상이 고독사로 숨지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핵가족이 무너진 이후 급증하는 1인 세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인 세대 문제는 연령, 계층, 지역과 무관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11월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국민동행’이라는 단체가 조직됐다. ‘대한민국 국민동행’ 비전 선언문은 국내 1인 세대가 전체 가구 41%를 초과하는 상황이 심각한 위기임을 함께 인식하자고 강조한다. 특히 1인 세대가 신체적 안정과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범시민적 참여와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건강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지역별 동행센터와 전문 봉사자 조직 구성에도 나섰다. ‘대한민국 국민동행’은 1인 세대와 독거어르신들을 위해 전국에서 동행의 불씨를 확산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동행과 나눔의 봉사를 통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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