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답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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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인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실사 후 본계약 등 체결
운영 지속 놓고 EC 제동 변수
에어부산 분리매각 관심 집중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이 내정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화물사업부 매각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지역 거점 항공사 확보를 위한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매각 측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등과 조율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내정했다. 에어인천이 국내 유일 화물운송 전문 항공사라는 점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조성한 컨소시엄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인천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에어인천 컨소시엄은 앞선 본입찰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지분가치로 45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승인이 되면 에어인천 컨소시엄은 마무리 실사 격인 최종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양해각서와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본계약 등을 체결한다. 본계약 등을 포함한 매각 절차는 오는 10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에어인천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화물사업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EC가 내세웠던 화물사업 독과점 문제가 해소될 수 있어 양사 통합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연매출 700억 원 대의 중소 항공사였던 에어인천이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만큼 지속적인 운영 여부를 놓고 EC가 제동을 걸 수 있다. 향후 대한항공 독점 체제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수송과 연계한 여객기 하부 밸리카고와 항공기 수리를 위한 격납고는 매각에 포함되지 않아 성장과 유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매각 성사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사회에서 분리매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향방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인다. 국토부와 산업은행의 외면으로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불투명해지면서 가덕신공항의 개항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지역 사회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지역 사회는 배임 논란이 일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가 우여곡절 끝에 매각되는 만큼 에어부산도 분리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가덕신공항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역 거점 항공사 확보가 절실하고 에어부산이 하루 빨리 분리매각돼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게 지역 사회의 주장이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향후 통합LCC 본사를 인천에 두겠다고 밝힌데다 인천에 본사를 둔 에어인천이 매각에 성공하면 타 지역 항공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은 대구시가 2022년 티웨이와 본사 이전 협약을 맺으면서 지역 거점 항공사 확보에 성공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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