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도서관 생긴 곳도 부산… ‘부산근대도서관길’ 만들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백창민 북헌터 대표 주장
도서관 관련 현대사 많아

백창민 북헌터 대표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부산 도서관 이야기-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라는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하고 있다. 백창민 북헌터 대표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부산 도서관 이야기-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라는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하고 있다.

부산에 ‘부산근대도서관길’을 만들자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서관이 들어선 곳도 부산이며, 부산 구도심을 중심으로 도서관과 관련한 다양한 서사(敍事)도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백창민 북헌터 대표는 지난달 27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열린 ‘부산 도서관 이야기-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라는 주제의 인문학 특강에서 “이곳 부산에서 우리 근대 도서관 역사가 시작됐다. 부산은 굉장히 인상적인 도서관 스토리를 지닌 곳이어서 부산근대도서관길을 만들어 함께 답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지난해 서울에서 서울도서관 주최로 열린 역사인문기행 프로그램 ‘서울의 옛 도서관 길을 걷다’를 진행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최초의 근대도서관 탄생지 △근대도서관이 자리한 공간들 △부산의 근대건축물 △개가제 도서관 탄생 공간 △국회도서관 탄생지 △피란 도서관이 있던 장소 △학교도서관의 메카였던 공간 ▷도서관 화재와 방화 사건의 공간 △양서협동조합운동이 펼쳐진 보수동 책방 △부마민주항쟁이 타오른 장소 △노무현과 문재인 대통령 발자취 등을 부산근대도서관길의 답사 코스로 꼽았다. 부산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 역시 지난해 연말 시민총서 <부산의 도서관 공간 지도>를 출간해 부산의 도서관 역사를 부각한 바 있다.


1937~1938년 도서관으로 이용됐던 부산부청.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 1937~1938년 도서관으로 이용됐던 부산부청.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

이날 백 대표가 이야기한 부산의 도서관 역사를 △최초 △부마민주항쟁 △화재 △건축물 △대통령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먼저 부산에는 도서관 관련해서 최초가 즐비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서관은 1901년 지금의 동주여고 자리의 ‘홍도문고’였고, 1903년에 이름이 ‘부산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우리 역사에서 도서관 명칭을 최초로 사용한 사례다. 부산교육회가 1911년 부산도서관을 승계해 운영했고, 1919년 부산부립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무료입장을 최초로 시작한다.

독립 건물로 도서관을 가장 먼저 지은 도시도 부산이었다. 부산교육회가 1911년 용두산공원 입구에 독립 건물로 세웠던 부산도서관은 1954년 부산 대화재로 사라지고 만다. 국회도서관도 1952년 임시수도 부산에서 국회도서실이란 이름으로 직원 1명과 3600권의 장서로 초라하게 출발했다. 피란 시절 서울에 있던 각 대학의 도서관이 자리한 장소도 부산이었다. 최초의 전개가제 도서관(개방형 도서관)은 1957년 경남고에서 개관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화는 도서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1987년 부산대학교를 시작으로 ‘대학도서관 개혁운동’이 펼쳐졌다. 서가 구조가 폐가제에서 개가제로, 인력은 전문성 있는 사서로 바뀌었다. 장서 대출에 대한 사찰과 감시가 줄어들고, 서비스도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나아지기 시작했다.

부산 출신 노무현 대통령은 도서관 분야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만든 사람이 노 대통령이다. 도서관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다루자는 의도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양산에서 평산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