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엔 일찍 가세요”…좋은 좌석 고르고 업그레이드 받을지도 [청바지의 여행도전] ⑧
<청바지의 여행도전 ⑧ 공항에서>
항공기 출발 3시간 전까지 꼭 도착해야
원하는 자리 선택 등 이점 적지 않아
선호도, 활동성 따라 좌석 위치 골라야
화장실 자주 가면 복도 쪽 앉는 게 나아
탑승장에선 게이트 미리 가서 대기하고
안내 전광판 자주 살펴야 낭패 안 당해
드디어 유럽 여행을 떠나는 날이 밝았다. 미리 싸둔 짐을 끌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서 나선다. 이제는 유럽으로 떠나는 항공기를 타러 인천공항에 갈 차례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의 여행은 마침내 출발이다.
■공항에는 미리 가야
집에서 나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공항에는 일찍 가는 게 좋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일찍’은 국제선의 경우 항공기 출발 시간보다 최소한 3시간 이전을 의미한다.
일찍 가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항공권을 받을 때 좌석을 고를 수 있다. 게다가 운이 좋으면 뜻밖의 횡재를 할지도 모른다. 항공사는 승객이 나타나지 않는 ‘노쇼’에 대비해 좌석을 초과예약(오버부킹)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아무도 안 빠지기도 한다. 이때는 일찍 가면 좌석 업그레이드라는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필자도 10년 전 호주 시드니에 취재하러 갈 때 뜻하지 않게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꿔 편하게 날아간 적이 있다. 일찍 가면 일찌감치 항공권을 받아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피로를 풀 수 있고, 일찌감치 탑승장에 들어가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출발시간이 너무 촉박하게 공항에 가면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다. 항공기를 놓칠 수도 있고, 면세점 쇼핑은커녕 식사할 시간도 모자란다. 좌석을 선택하는 게 불가능해서 배정받는 대로 앉아야 하므로 낯선 사람들 사이에 끼어 화장실에 갈 때 매우 불편할 경우가 많다.
공항에 늦게 가는 바람에 항공기를 놓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월 18일 ‘가성비 항공권, 폭탄 부메랑 맞지 않으려면 [트래블 tip톡] ⑥’이라는 기사에 상세히 설명했으니 참조하길 바란다.
■인천공항 오전 출발 시
부산, 경남, 대구, 경북에서 인천공항으로 가야 한다면 여러 방법 중에서 골라야 한다. 먼저 유럽행 항공기가 인천공항에서 오후에 출발한다면 오전에 열차를 타고 가면 된다.
오전 출발 항공기라면 전날 저녁에 미리 올라가서 서울이나 인천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당일 오전 일찍 인천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김해공항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의 내항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바로 갈 수 있었다. 지금은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 운항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항공사 항공기로 환승하는 승객은 내항기를 탈 수 없다.
에어부산, 아시아나가 김해공항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운항하지만,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인천공항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국제선을 타기는 어렵다. 부산에서 오전 4시 45분에 출발해 서울에 7시 28분에 도착하는 KTX 열차가 있지만 시간이 너무 빡빡해서 항공기를 놓칠지도 모른다.
경비를 절감하려면 부산(해운대, 서면, 동래, 부산역)이나 대구(성서 홈플러스), 경남 창원시(창원역) 및 진주시(개양고속정류장)에서 밤에 출발하는 ‘동부하나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정 무렵에 출발해서 버스에서 자고 인천공항에는 다음날 오전 5시 무렵에 도착한다.
■좋은 좌석 고르기
항공사 카운터에서 항공권을 발권할 때에는 발권 직원에게 꼭 원하는 좌석 위치를 밝히고 그 자리를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원하는 좌석을 반드시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찍 가면 구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 영어로 말해야 한다면 ‘아일 라이크 언 아일 싯(I like an aisle seat)’이나 ‘아일 라이크 어 윈도 싯(I like a window seat)’이라고 말하면 된다. 공항에 가기 전에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하는 좌석을 미리 선택할 수도 있다. 때로는 비용이 들지도 모르니 잘 확인해야 한다.
국제선 장거리 항공기의 경우 좌우 창 쪽에 2~3개씩, 그리고 중간에 3~4개씩 좌석이 설치된다.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좌석을 잘 골라야 한다. 많이 움직이거나 화장실에 자주 간다면 복도 쪽 좌석을, 계속 자고 싶다거나 덜 움직이는 편이라면 창 쪽 좌석을 고르는 게 좋다.
혼자 유럽행 장거리 항공기를 이용한다면 창 쪽이나 중간 어디든 복도에 붙은 좌석에 앉는 게 편리하다. 창 쪽에 앉아 창밖으로 구름, 하늘을 내다보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겨우 1~2분이면 감흥은 사라진다. 창 쪽에 앉으면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자고 있을지도 모르는 옆자리 승객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때로는 옆자리 승객 무릎 위로 다리를 들어 올려 힘들고 조심스럽게 지나가야 한다.
반면 복도 쪽에 앉으면 화장실에 가거나 몸이 찌뿌둥할 때 일어나 돌아다니며 운동하기 편하다. 게다가 복도 쪽 좌석은 창 쪽보다 따뜻하다. 부부끼리 둘이서 여행할 때는 복도 쪽으로 나란히 두 자리를 골라야 한다. 세 명일 경우 창 쪽 세 좌석에 나란히 앉는 게 좋다. 네 명이면 창 쪽 세 좌석과 중간 쪽 좌석 중에서 복도에 붙은 곳까지 나란히 네 좌석을 골라야 한다.
환승 시간이 짧아 남들보다 먼저 내려야 한다면 앞쪽 좌석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능하면 화장실 인근 좌석은 피하는 게 낫다. 가끔 냄새도 나고 화장실 이용 승객이 오가거나 주변에 서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편하다.
■탑승, 환승 요령
항공권을 발권하고 검색대를 지나 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 게이트에 도착하면 승무원 지시에 따라 탑승해야 한다. 승무원은 대개 혼잡을 피하기 위해 노약자, 어린이 동반 승객에 이어 항공기 뒤쪽 좌석 승객부터 먼저 태운다.
쇼핑하느라 정신이 팔려 게이트에 늦게 가서 늦게 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좌석 인근 짐칸에 짐을 넣지 못하고 먼 짐칸에 넣게 될지도 모른다. 나중에 내릴 때 정말 불편하다. 따라서 탑승할 때는 미리 게이트에 가서 기다리다가 순서대로 타는 게 좋다. 항공기 좌석이 초과 예약됐을 경우 때로는 탑승 게이트에서 먼저 오는 승객을 골라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기도 한다.
탑승장에 들어가면, 특히 외국공항에서 환승할 때에는 늘 항공기 출발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 안내판을 주시해야 한다. 이곳에는 항공기에 탑승할 게이트나 출발시간이 표시되는데, 내용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항공권에 ‘12번 게이트’라고 적혔고 표를 받을 때 발권 담당 직원이 ‘12번 게이트’라고 설명했다고 하더라도 항공기를 타는 게이트가 변경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탑승 게이트가 바뀌면 안내방송을 하지만 현지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영어를 잘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그때는 전광 안내판을 봐야 한다. 안내방송에서 내가 가려는 목적지나 항공기 편명을 부르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면 무조건 안내판에 달려가서 확인해야 한다. 안내판 내용은 수시로, 즉각 바꾸기 때문에 게이트 변경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 외국 공항에서 환승할 때에는 열차를 타고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특히 안내방송과 안내판을 늘 잘 살펴야 한다.
환승할 때에는 안내판을 잘 보면서 가야 한다. 일단 환승을 뜻하는 ‘트랜스퍼(transfer)’를 따라가면 된다. 때로는 ‘트랜짓(transit)’이라는 안내판도 있는데 이 안내판을 따라가도 된다. 대개의 경우 트랜스퍼와 트랜짓은 같은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트랜스퍼는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기와 갈아타는 항공기가 다른 경우다. 트랜짓은 이와 달리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외국공항에서 다른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내를 정리하는 동안 모든 승객이 잠시 내렸다가 원래 항공기에 다시 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 하나. 혼자나 부부끼리 자유여행을 할 때는 출발하기 전이나 출발할 때 그리고 이동할 때마다 자녀나 다른 가족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는 게 좋다. 혹시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어디에 있는지 가족이 알면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