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유지… 요양병원 ‘접촉 면회 제한’ 해제
‘포스트 코로나’ 진입의 판단 기준으로 거론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 해제가 또다시 4주 연기됐다. 현재 감염 상황이 안정적이지만, 수개월 내 재유행 가능성이 커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표적인 감염병 고위험 시설인 요양병원 등의 면회가 자유로워지는 등 일상 회복 움직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9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4주간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4주 뒤 감염 상황을 살핀 뒤 다시 해제 여부를 판단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애초 방역 당국은 지난달 23일 격리 의무 해제를 검토했으나, 4주간 한 차례 해제를 연기했다가 재차 4주 연기를 결정했다.
면역 저하·여름 전파력 증가 고려
격리 의무 내달 17일까지 지속기로
해제 시 8월 확진자 14만 명 전망
20일부터 감염취약시설 규제 완화
면회 전 코로나 음성 확인서는 제출
이와 관련, 중앙방역대책본부 김헌주 제1부본부장은 “2021년 겨울 유행과 올해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 효과가 4∼6개월 후 저하되는 점, 그래서 올해 7∼8월 이후 전파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격리 의무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하순부터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어, 미리 최대한 감염 상황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마지막 방역 수단인 확진자 격리 의무마저 사라지면, 감염 상황이 빠른 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질병관리청의 시나리오별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행 격리 의무를 유지하면 국내 하루 확진자가 이달 말 8000명에서, 다음 달 말 9000명, 8월 말 1만 7000명 정도가 된다.
반면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이달 말 1만 2000명, 다음 달 말 3만 9000명, 8월 말 14만 1000명 수준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격리 의무 유지 여부에 따라 8월 말 기준으로 감염 규모가 8.3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올해 안에 ‘포스트 코로나’ 실현은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음 달 감염 상황은 지금보다 좋지 않을 가능성이 커 격리 의무 해제를 판단할 감염 지표들도 악화하고 이후에도 유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4주 뒤부터 최소한 올 겨울까지 격리 의무 해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기간 코로나19를 풍토병처럼 취급하는 ‘포스트 코로나’ 실현 가능성도 매우 낮아졌다.
방역 당국은 격리 의무 해제는 보류했지만, 일상 회복 속도는 더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요양병원·시설과 정신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접촉 면회 기준이 사라지는 등 각종 방역 조치가 완화된다. 그동안은 접종 완료자 등만 이들 시설에선 접촉 면회가 가능했지만, 20일부터는 제한 없이 누구나 면회를 할 수 있다. 4인으로 제한된 면회객 수도, 기관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인원 제한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면회 전 사전 예약과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 등은 유지된다.
입소·입원자의 외출·외박 허용 범위도 확대됐다. 현재는 필수 외래진료만 외출·외박이 가능했지만, 4차 접종을 마쳤거나 2차 이상 접종 뒤 확진 이력이 있는 입소·입원자는 외래 진료 목적이 아니어도 외출·외박을 할 수 있게 됐다. 요양병원 등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시설로 이번 방역 조치 완화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부산시는 1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44명이 발생해 나흘째 하루 확진자가 500명 미만이라고 밝혔다. 지난 일요일이었던 12일 417명보다 18%가량 감소한 규모다. 이날 0시 기준 경남과 울산에선 각각 374명과 24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6071명으로, 열흘 연속 1만 명 아래를 기록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