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 있을 텐데… 20일 넘게 금성호 선체 진입 못하고 ‘발 동동’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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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금성호 실종자 수색 난항
선박 근처 있을 가능성 크지만
강풍·거친 파도에 수중 수색 중단
선체 엉킨 1.2km 그물도 장애물
심해잠수사 보조 바지선은 피항
12월 기상특보 해제만 기다려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 실종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는 해경이 수중에 산재한 사고 어선 그물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 실종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는 해경이 수중에 산재한 사고 어선 그물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지난 8일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 실종자 수색이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탓에 난관을 겪으며 안타까운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수중 수색은 중단됐고, 심해잠수사를 보조하는 바지선도 철수하는 등 사고 발생 20일이 넘도록 아직 선체 진입도 못한 상태다.


지난 9일과 지난 10일 실종자 시신을 선체 주변에서 발견하는 등 다른 실종자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 주변 수색도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135금성호 실종자 수색으로 해경 함선 9척, 항공기 4대가 투입됐다. 함선과 항공기는 침몰 사고가 발생한 해역 주위로 해상을 수색 중이다. 해경, 군인 270여 명이 동원돼 실종자가 떠밀려 올 수 있는 해안가를 수색 중이다.

수중 수색은 중단됐다. 이날 제주 해상에는 초속 16~18m 강풍이 불고, 파도 높이가 4~5m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 측이 계약한 민간구난업체 바지선도 애월항으로 피항한 상태다. 이번 주말까지 거친 날씨가 이어져 당분간 수중 수색은 어려울 전망이다. 제주해경 측은 “기상이 나아질 것으로 예보된 다음 달 1일이 돼야 수중 수색 재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뿐 아니라 선체 주변 장애물도 수중 수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길이 1200m, 폭 100m에 달하는 방대한 그물이 길게 뻗어있는 상태다. 해군 수중무인탐사기(ROV)와 모함을 잇는 케이블이 꼬이는 일이 계속 발생한다는 게 해경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실종자 수색의 핵심인 수중 수색을 지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침몰 선체 주변에서 실종자 시신을 찾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경은 지난 9일과 지난 10일 각각 실종자 시신 1구를 선체 주변에서 발견했다. 사고 당시 조리장과 어로장 등 2명이 조리실과 조타실 등 선내에 있었다는 선원 진술 등을 고려하면 다른 실종자도 선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135금성호와 연결된 그물에 다른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체 주변 수색과 더불어 선체 내부 진입 시기 역시 못 잡고 있다. 해경은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3일과 지난 24일 민간 심해잠수사가 선체가 있는 90m 깊이 해저 면까지 도달했지만, 시정이 50c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야 확보가 안 되는 데다 조류도 강해 수색 환경 자체가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12월 들어서며 기상특보가 차례대로 해제될 예정인데, 그때 상황을 보고 수중 수색 재개를 결정할 것”이라며 “선체 인양에 대해서도 아직 검토하는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사고로 금성호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지난 9일과 10일 각각 1명의 한국인 선원 시신이 야간 수색에서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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