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 옛 한진중 부지 개발, 공매 위기서 ‘기사회생’
‘다대 마린시티 사업’ 대주단
PF 사업 재구조화 최종 합의
이자 연체 예외 해당 공매 취소
“채권 회수 쉽지 않다” 판단도
시행사 HSD, 사업 정상화 자신
“본 PF 실행되면 원리금 상환”
3800억 원 규모 브릿지론의 대출 이자를 1년 이상 연체해 공매 위기에 처했던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 개발 사업(부산일보 11월 1일자 6면 보도)이 공매 개시 결정을 앞두고 기사회생했다. 대주단이 공매 절차를 취소하고 극적으로 사업 정상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향후 사업이 순항할지 여부를 두고 부동산 업계를 비롯해 지역 사회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다대 마린시티 사업’(이하 다대 마린시티) 대주단은 최근 회의를 열고 다대 마린시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재구조화에 최종 합의했다. 대주단 측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채권 일부를 지분 투자로 전환하고 추가 투자 금융사를 모집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다대 마린시티 대표 채권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금융 당국의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 방침에 따라 공매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 당국이 올 4월 밝힌 ‘부동산 부실 PF 경공매 활성화를 위한 상호금융 모범 규준’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해당 PF 사업장에서 6개월의 연체 기간이 발생한 경우 3개월 이내에 경·공매에 착수해야 한다.
다대 마린시티 역시 이에 해당해 공매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대주단이 PF 사업장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다대 마린시티는 공매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금융 당국 가이드라인은 강행 규정에 해당하나, 이해관계자 합의를 통해 재구조화가 결정되면 예외 사항에 해당돼 공매 취소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엔 사실상 공매를 넘겨도 채권 회수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공매 시장에서 처분해도 제값에 채권을 회수하기 어렵고, 사업을 정상화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판단이 있어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참여 의사를 보이는 투자 금융사를 추가 모집하고, 이미 대출을 한 금융사는 채권을 지분 투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통해 사업장의 채무 부담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총 3800억 원의 브릿지론 가운데 2000억 원을 투자했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크면서 동시에 과반액을 차지한다. 투자액 지분에 따라 사업 의결에 대한 핵심 권한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갖고 있다. 이밖에 하나증권, 교보증권, BNK투자증권, 제일건설 등 10곳이 1800억 원을 투자했다.
시행사 HSD 측은 대주단과의 소통을 통해 사업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시공사 선정을 마치는대로 본 PF를 실행해 브릿지론 원리금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행사 HSD 측은 “현재 참여 의사를 보이는 시공사들이 내부 수주 심의를 진행 중”이라며 “공사 참여 유인을 강화해 시공 계약 체결을 맺으면 본 PF 실행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는 2011년 공장 폐쇄 이후 유휴 부지로 방치돼 왔다. 2021년 HSD에 매각된 후 부산에서 세 번째로 공공기여협상 형태로 개발이 추진돼 왔다. HSD는 이 땅에 최고 48층 11개 동, 총 3095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지상 공원, 초등학교, 지하 주차장 등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파르나스호텔과 MOU를 맺고 200실 이상 규모의 특급 호텔 조성 계획도 공개했다. 올 6월에는 사하구청으로부터 부지 내 해양복합문화용지 개발사업 건축허가 최종 승인을 받았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