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부산 '성장 동력' 인천이 선점한다
김종우 정치부 차장
최근 통계청이 지역소득통계를 개편한 결과 2022년에 인천이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 실질 기준)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내총소득(GRNI)에서는 2021년 인천이 부산을 추월했다. 인천은 수도권 확장에 따른 신도시 개발과 인천공항을 앞세운 물류(운수·창고업) 호황, 초대형 복합리조트 유치 효과까지 누리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물류와 복합리조트 등은 부산과 직접 경쟁하는 분야여서 향후 두 도시의 경제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소득통계 2020년 기준년 개편 결과’에 따르면 부산은 2022년 GRDP 증가율(전년 대비)이 2.6%였으나 개편 후 1.7%로 떨어졌다. 반면 인천은 개편 전 6.0%에서 개편 후 6.8%로 GRDP 증가율이 상승했다. 인천의 2022년 GRDP 증가율은 전국 최고치다. 통계 개편 후 기준으로 부산의 GRDP는 2021년 100조 원으로 인천(99조 원)에 앞섰다. 그러나 2022년에는 부산 GRDP가 102조 원으로 인천(106조 원)에 뒤졌다.
2022년 부산과 인천의 GRDP 증가율을 가른 핵심 요인은 건설업 경기였다. 부산은 건설업 GRDP가 전년 대비 10.6% 감소한 반면 인천은 7.3% 증가했다. 제조업 GRDP에서 부산에 10조 원 이상 앞선 인천은 서비스업에서도 격차를 좁히고 있다. 2021년 13조 원 규모였던 두 도시의 서비스업 GRDP 격차는 2022년 10조 원으로 줄었다. 인천은 특히 물류와 관광 등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서비스업 생산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류의 경우 인천은 2022년 운수·창고업 GRDP가 전년 대비 무려 41%나 증가했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물류센터’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물류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은 결과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효과도 인천에 집중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인천시와 영종하늘도시 특별계획구역 33만㎡에 대한항공 본사를 유치하고 대규모 주거·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천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가 연이어 개장해 관광 경쟁력도 높아졌다. 특히 올해 영종도에 개장한 미국계 자본의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총 7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복합리조트다. 특히 인스파이어 리조트에는 국내 최대 규모(전용영업장 면적 1만 4372㎡)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섰다. 인천의 카지노(파라다이스시티, 인스파이어) 전용면적은 2만 3098.8㎡로 부산 카지노(세븐럭카지노 부산롯데점, 파라다이스카지노 부산지점, 3067.39㎡)의 7.5배다.
부산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공항 기반 물류 산업 성장, 복합리조트 기반 서비스 산업 성장이 이미 인천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과 대비되는 인천의 성장에 대해선 ‘수도권 집중화’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수도권 팽창을 허용하면서 물류와 서비스업 핵심 기능이 수도권 지자체로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결국 부산이 물류 도시의 위상을 회복하고 복합리조트 등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규제완화와 특별법 제정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