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춘문예-동화] 심사평
동화적 심성·보석 같은 참신함에 무게
지적장애 2급의 딸을 둔 종이 줍는 할머니와 수제비를 밥 먹듯 해도 받아쓰기 백 점을 받아오는 2학년짜리 손녀 이야기인 '수제비 한 그릇'과 아내와 아들을 영국에 유학 보내고 아들의 음성이 녹음된 원숭이 인형을 끼고 사는 아저씨와 앵무새를 팔아 휴대전화를 사고 싶은 아이 이야기인 '말하는 앵무새', 그리고 어머니 없이 막일을 하는 아버지와 중학생 형과 함께 사는 일곱 살 아이 이야기인 '크림빵과 두부'가 마지막까지 남았다. 모두 한쪽이 허물어진 가정을 배경으로 한 생활동화다. 100여 편이 넘는 응모작품의 과반을 차지하는 배경이다. 동화작가라고 해서 사회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많은 사람이 아이들의 읽을거리를 싸잡아 '동화'라 말할지라도 정말로 동화를 쓰고자 하는 사람은 적어도 '동화'와 '소년소설'을 구별하는 심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동화와 소설이 참,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 편 모두 어느 작품을 뽑아도 당선으로 무난한 수준은 아니지만 '크림빵과 두부'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일곱 살 주인공에게는 버거운 주제인데다 형이 남의 돈을 빼앗는 장면묘사가 미흡하기는 해도 은근히 내비치는 동화적 심성과 세공의 과정을 거치면 보석을 만들 수 있는 '신인'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스스로 반짝이는 별이 되기를 당부드린다. 심사위원 배익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