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학 졸업생, 국내 스펙 경쟁하느니 차라리 해외 취업?
국내 최업률 65.6%로 전국 최하
해외 취업은 전국의 19%나 차지
수도권 이어 새로운 블랙홀 될 듯
부산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전국 최하위인데 반해 해외 취업률은 전국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학생들과 벌어지는 스펙 격차에 벼랑 끝에 놓인 부산 청년들이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고등교육기관 2022년 졸업자 취업통계연보에 따르면 당해 부산 졸업자 4만 4804명 중 2만 5682명(65.6%)이 국내 취업에 성공했고, 이 중 299명(0.66%)은 해외로 나갔다. 국내 취업자는 전국 최하위, 해외 취업자는 전국 최대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국 해외 취업자는 1581명으로 부산 해외 취업자는 이 중 약 19%를 차지한다. 당해 졸업자 중 해외 취업자가 서울 286명(0.22%), 인천 40명(0.25%), 경기 191명(0.19%) 등인 것으로 볼 때 비교적 높은 수치로 부산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 선택지로 해외를 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된다.
실제로 부산에서 해외 취업을 선택한 청년들의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부산 지역 대학을 졸업한 청년 이 모(25) 씨는 일본에, 박 모(28) 씨는 스위스에 직장을 구해 부산을 떠났다. 서울에서 직장을 구해도 물가와 생활비가 감당되지 않고, 부산에서 직장을 구한다 해도 기대보다 낮은 월급을 받을 거라는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다.
취업난은 전국 청년 공통의 문제지만 지역 청년들에게는 더 절박한 문제다. 낮은 취업률은 고스란히 청년 유출로 이어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내 이동 통계를 보면 부산의 20~29세 3만 9000여 명이 유출됐고, 이중 수도권으로 유입된 부산 청년들은 1만 1000여 명으로 전국 최다다. 해외 취업이 늘어나면 부산 청년 유출에 수도권 블랙홀에 이어 해외 블랙홀 변수까지 기여하게 되는 셈이다.
해외 취업은 벼랑 끝에 몰린 부산 청년들이 택한 선택지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우여곡절 끝에 수도권에 입성을 한다 해도 수도권 물가와 생활비에 밀려 도로 나오는 청년들도 부지기수다. 2022년 유지취업률을 보면 90.5%이던 1차 유지취업률은 4차 조사에서 78.2%로 급격히 떨어진다(취업통계연보). 수도권 학생들과 스펙 경쟁에 이기기도, 지방 청년으로서 수도권 안착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은 해외 취업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부산 지역 대학생 손 모(25) 씨도 다음 학기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가기로 했다. 그는 교환학생을 계기로 해외 취업을 고민할 계획이다. “서울에 간다 한들 물가를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알아서 예전처럼 무조건 수도권행을 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부산에서도 서울에서도 안정적 삶이 보장돼 있지 않다 보니 수도권 학생들에게 못 비빌 스펙 투자를 하느니 차라리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자는 생각이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