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유류품 200여 점 첫 인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소유자 확인된 유류품만 유가족 인수
태국인 희생자 비롯 발인식도 엄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째, 우선적으로 장례 절차에 들어간 희생자의 발인식이 처음으로 엄수됐다.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전달받기 위한 인계 절차도 시작됐다.
2일 일부 희생자들이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A 씨의 발인식이 열렸다. 이날 오후에는 고향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한 태국인 희생자 B(45) 씨의 발인이 치러졌다. 이들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수습되면서 지난달 30일 다른 희생자들보다 이르게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이날 오후 모두 24명의 희생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10명은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현재까지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고, 훼손된 신체 부위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정보(DNA)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147명에 대한 DNA 대조 분석이 마무리됐고, 유가족과 협의해 인도 여부나 시기 등이 논의되고 있다.
장례 절차를 시작하지 못한 유가족 지원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장례를 위해 필요한 휴가를 연차·공가 처리하라’는 권고 공문을 유가족의 일터에 보낼 예정이다.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인계 절차도 시작됐다. 그동안 현장에서 유류품 600여 개를 수거한 당국은 희생자별로 분류하는 작업 등을 이어왔다.
유가족들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무안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희생자 유류품이 보관된 공항 차고지로 향했다. 다소 굳은 표정의 유가족들은 ‘거기 체취라도 남아있을까’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인이 남긴 유품을 건네받기 위해 차례차례 버스에 올라탔다.
이날 유류품 인수는 소유자가 명확하게 확인된 물품 200여 점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예컨대 희생자의 인적 사항이 담긴 여권이나 지갑, 가방 등이 대상이다. 혼선을 막기 위해 일단 유가족 중에서도 직계만 유류품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소유자 확인이 어려운 400여 개의 유류품 중 일부 전자기기는 유가족 동의를 구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한다. 이를 통해 사고 직전 사고기 내 상황을 추정하는 단서 등이 발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공항 주차장에서는 희생자 차량이 장기간 주차돼 있는데, 당국은 유가족에게 인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