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에 욕설까지…시민 불만 싣고 달리는 김해 시내버스
최근 1년간 시 접수 민원 1000여 건
무정차·난폭운전·불친절·승차 거부 등
시 “증거 확보 어렵고 행정 조치 한계
민원 실태 점검 후 서비스 제고 노력”
경남 김해 시내버스를 둘러싼 이용자 불만이 거세다. 대기 승객이 있는데도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가 하면, 탑승객에게 욕설을 했다는 민원까지 잇따르고 있다.
20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1년간 접수된 시내버스 관련 민원은 1033건이다. 국민신문고와 시 누리집, 전화, 방문 신고 등을 합한 건수다. 전화 신고가 일일이 기록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거라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
유형별 민원으로는 무정차가 30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난폭운전, 불친절, 배차 지연, 승차 거부, 안전 수칙 미이행, 휴대전화 사용, 주정차 위반, 흡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중 무정차와 난폭운전, 불친절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무정차는 기사와 승객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기사들은 대개 승객이 승차하려는 눈치를 줘야 차를 세운다고 해명한다”며 “불친절 민원은 욕설 사례가 대부분인데 주로 같은 기사들을 상대로 제기된다”고 했다.
김해시 누리집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도 버스 관련 불만이 쏟아졌다. 김해시 삼안동에 산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19일 부산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는데 버스를 탈 때부터 기사가 짜증을 내며 재촉했다”며 “나중에는 하차하려고 누른 벨 소리도 무시하고 다음 정류장으로 직행해 기분이 몹시 나빴다”고 적었다.
부원동에 사는 또 다른 누리꾼도 “지난주 인제대 앞에서 승차 거부를 당했다. 정류장 옆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로 접근해 개문을 요청했는데 기사가 손을 휘저으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시는 민원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해 운수회사 5곳 민원 건수와 유형 등을 분석 중이다. 하루 김해시민 5만여 명이 버스를 이용하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장 마땅한 대책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CCTV가 없는 경우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아 행정 조치가 어려운 데다, 운송회사 협조 없이는 관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급한대로 불시 점검과 ‘민원 3진 아웃제’를 병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시 관계자는 “운수회사에 왜 민원 3진 아웃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따져 물으면 기사 충원이 안 돼서라는 답이 돌아온다”며 “기사들이 배달앱으로 빠지거나 김해에서 경력을 쌓은 후 급여 여건이 더 좋은 부산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기사의 좋지 않은 행동이 다수 친절한 기사들 평판까지 깎아 먹게 만드는 점이 안타깝다. 자정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실적인 개선 방안은 기사 교육인데 운수회사와 기사 협조가 필요하다. 행정에서도 서비스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