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족 '당원 게시판 글 작성' 논란에
부산 친윤·친한계 인사 공개 충돌해
지역 내 계파 갈등 수면 위 떠오를지 촉각

친윤계 장예찬 전 최고위원과 친한계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9일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연합뉴스

부산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계파 갈등이 잠잠하던 부산 여권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조경태 의원님, 그런 판단력이면 이제 정치 그만하실 때가 된 것 같다”며 “한동훈 대표 가족이 글을 썼어도 무슨 문제냐? 여론조작 범죄 행위가 문제가 아니면 김경수는 왜 처벌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최고위원 할 때는 먼저 밥 사면서 잘 부탁한다고, 나중에 국회의장 하게 밀어달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당대표 선거나 비대위원장 선임 국면마다 본인이 하고 싶으니 용산에 잘 말해달라고 전화로 부탁도 하신 분 아닌가. 지난 전대에서는 나경원 의원 캠프를 총괄하던 분이 곧바로 친한계가 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의리도 없고 줏대도 없는 분이 친한계 핵심이니 그 동네 분위기 안 봐도 비디오”라며 “증거 앞에서 한마디 반박도 못 하면서 라디오에서 후배 뒷담화나 하는 구태정치,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친한계인 국민의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같은 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연일 언급하는 장 전 최고위원을 가리켜 “남의 당에 너무 지나친 애정과 사랑을 안 보내도 (된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장 전 최고위원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영에 공천을 받을 받았지만 막말 논란으로 취소됐다. 이에 장 전 최고위원은 불복,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현재는 복당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조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당내 게시판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과연 우리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 당내 게시판을 가지고 싸우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를 되묻고 싶다”며 “우리 당을 탈당한 장예찬, 이런 분이 남의 당에 너무 지나친 애정과 사랑을 안 보내도 우리 스스로 변화하고 개혁할 수 있다 하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간 중앙당 차원에서 친윤계와 친한계의 충돌은 종종 있어왔지만 부산에서 이처럼 공개적으로 공방을 주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부산에서도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여권 관계자는 “부산에서는 최근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며 훈풍이 불고 있었던 까닭에 계파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조 의원과 장 전 최고위원의 충돌이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