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내는 ‘美래권력’… G20 시선 트럼프에 집중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아르헨티나 ‘초록은 동색’ 행보
“공동 선언문 일부 거부” 어깃장
시진핑 “중국 개방” 정책 세일즈
트럼프 불법 이민자 추방 시사

윤석열(가운데줄 왼쪽 여덟 번째)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에 참여한 G20 각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윤석열(가운데줄 왼쪽 여덟 번째)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에 참여한 G20 각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참석하지도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막후 영향력을 과시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G20 의장국인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제안에 따라 기후 위기 대응과 글로벌 부유세 과세를 이번 회의 주요 의제로 삼고 가시적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한 끝에 일부 국가의 반대에도 최종 공동 선언문 합의를 끌어냈다. G20 이사국이 공개한 합의문에는 다자무역 정신을 강조하는 한편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를 위한 협의체 구성, 유엔을 비롯한 글로벌 거버넌스 기관 개혁 노력,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갈등 해결 촉구 등이 담겼다.

그러나 강경우파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이웃’ 아르헨티나는 “합의에는 함께 하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분명히 거부한다는 뜻을 밝힌다”고 어깃장을 놨다. 브라질 매체 G1은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이 기후 위기론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상 공동 선언문에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취지의 문구를 넣는 것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G1은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전에는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와 비공개 회동을 하는 등 향후 아르헨티나 외교 정책 주파수를 미국과 맞추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르헨티나가 부유세 과세에 관해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된 ‘협의 촉진 노력’에 대해서도 저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트럼프 재집권’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발신하며 트럼프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주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부각한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빈국들에 대한 ‘일방적 개방’ 정책 확대를 천명하는 등 ‘환심 사기’에 나서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시 예상되는 어려움을 반영해 전략적 변화를 꾀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 장벽에 ‘새로운 투자처’를 자처하며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 주석은 페루 APEC 정상회의에서 “모든 당사국이 발전하는 중국의 급행열차에 계속 탑승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내년 1월 취임 직후부터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에 군까지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임기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던 선거운동 때 발언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그는 18일(현지 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보수 법률 단체 '사법 워치'를 이끄는 톰 피턴의 '군 동원 불법 이민자 추방' 관련 게시물에 "사실이다"는 댓글을 달았다. 피턴은 지난 8일 올린 게시물에서 "보도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통해 '조 바이든의 침공'(불법 이민자 다수 유입을 의미)을 뒤집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군사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고 썼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일부연합뉴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