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흡연·여성은 비만 탓 당뇨 수치 관리 실패
국내 당뇨병 진료·관리 현황
20대 환자 5년새 33.1% ↑
조절률, 10년째 25% 정체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환자 네 명 중 세 명은 흡연과 비만 등으로 당뇨 수치 조절에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19~2023년) 당뇨병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382만 8682명이다. 전체 인구의 약 7.5%에 해당한다. 2019년과 비교하면 18.6%, 연평균으로는 4.4% 늘었다.
당뇨병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고혈압도 앓고 있었다. 지난해 두 질환을 동시에 진료받은 사람은 184만 5000여 명으로, 전체의 48.2%였다. 2019년 대비 23.1% 늘어난 수치다.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도 5년간 14.8% 늘어 지난해 25만 7000여 명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 진료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70대가 전체의 21.8%, 80세 이상이 18.5%, 60대가 16.4%로 60세 이상이 절반 이상이다. 고령화에 따라 80세 이상 환자는 5년 사이 44.8% 늘었다.
젊은 연령대는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다. 20대 진료 환자는 5년간 33.1% 급증했고, 10대는 23.7%, 10대 미만도 25.9%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3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은 2021년 16.3% 수준으로, 약 6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전단계를 포함하면 63.0%(약 2295만 명)으로,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인지율과 치료율은 2019~2021년 기준으로 각각 67.2%, 63.0%로, 2011년 이후 약 8%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율은 당뇨병 유병자 중 의사에게 당뇨병 진단을 받은 분율, 치료율은 현재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 분율을 말한다.
반면 당뇨병 유병자 중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분율을 뜻하는 조절률은 10년째 25% 수준으로 정체됐다. 당뇨병 환자 중 수치를 조절해 잘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 네 명 중 한 명꼴에 그친다는 의미다.
당뇨병 조절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남성은 흡연, 여성은 비만이 꼽혔다. 남성은 현재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1.32배, 여성은 비만인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1.41배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또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1일 섭취량의 55% 미만인 남자는 55~65%인 경우에 비해 당뇨병 조절이 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병 선별검사는 35세 이상 성인이나 과체중, 복부 비만, 가족력 등 위험 인자가 있는 19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매년 권고하고 있다. 일반인은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2년마다 혈당을 확인할 수 있다.
질병청은 “당뇨병 조절은 금연, 식이요법,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고, 진단 시점 이전에 상당 기간 동안 대사 이상이 진행돼 진단 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 검진으로 자신의 혈당을 바로 알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