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치통으로 죽만 먹는 서른둘 지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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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보조로 일하던 중
치아 통증 심해져 빈혈까지 와
1200만 원 치과 치료비 막막
또래 누리는 평범한 행복 꿈꿔

오전 11시가 다 된 시간, 지호(가명·32) 씨는 오늘 하루의 첫 식사를 시작합니다. 메뉴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흰죽입니다. 지호 씨의 식사 메뉴는 흰죽 아니면 라면죽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지호 씨는 치아 통증으로 저작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치통이 처음 시작된 건 2년 전입니다. 처음엔 견딜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고, 6개월을 약국에서 진통제만 사 먹으며 버텼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치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의사는 지르코니아, 네오 임플란트, 인레이 등 필요한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했지만, 지호 씨에게는 1200만 원이라는 큰 비용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지호 씨가 중학생 때 부모님은 이혼을 했습니다. 이후 지호 씨는 아버지, 누나와 함께 생활했습니다. 누나는 이혼의 원인이 아버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버지와 자주 다퉜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독립했습니다. 누나는 집을 나가면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고, 지금은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입니다.

아버지는 예전에 일하다 낙상 사고를 당한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아버지를 대신해 지호 씨는 군 제대 후부터 인테리어 업체에서 보조를 하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아 통증이 생긴 이후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통증으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자 빈혈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빈혈 증상은 점점 심해져 하루에도 몇 번씩 쓰러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도저히 인테리어 보조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돈은 벌어야 했습니다. 지호 씨는 현재 집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 부업을 하고 있지만, 월 소득은 채 100만 원이 되지 못합니다. 이 돈으로 겨우 생활하는 지호 씨에게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치과 치료는 언감생심입니다.

지호 씨에게 치과 치료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만약 그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지호 씨는 “그냥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사람답게 산다’의 의미는 별것 아니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가끔 친구를 만나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지호 씨 나이대 사람이 대부분 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 별것 아닌 일이 지호 씨에게는 기적이 일어나야 하는 일입니다.

지호 씨는 행복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이혼, 누나와의 관계 단절, 경제적 여건 때문에 포기한 대학, 통증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는 현재까지…. 그래도 지호 씨는 다시 힘내 보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지호 씨에게 선물해 주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금정구청 사회복지과 허지회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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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일 자 미영 씨

지난 1일 자 ‘쓰레기 더미 갇혀 사는 미영 씨’ 사연에 후원자 91명이 227만 926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53만 4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모인 후원금은 미영 씨의 건강관리를 위한 병원비로 사용 예정입니다. 미영 씨는 “아무도 찾지 않고 외로운 날이 이어졌는데, 이제 살 용기가 생긴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미영 씨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인 따뜻한 관심에 감동했다며 가슴속 깊이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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