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 지속적인 뉴스 제공 필요”… 부산서 한일 심포지엄
12일 부산시 주최·한국장기기증협회 주관
한일 1200명 대상 장기 기증 인식 조사 발표
요미우리 신문 기자 “인식 개선·활성화 필요”
“한국과 일본 모두 여전히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습니다. 한일 양국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기 기증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언론 보도가 중요하고, 지속적인 뉴스 제공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장기 기증 문화를 확산해야 합니다.”
12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한·일 장기 기증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장기기증협회가 주관한 행사로, 한국과 일본 양국의 장기 기증 문화를 살펴보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는 ‘언론에서 바라본 장기 기증과 언론의 역할’이 주제다. 이날 한국 700명, 일본 500명 등 양국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기증에서 언론의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보다 일본이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장기 기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은 ‘긍정적’이 37.6%로 가장 많았지만, 일본은 ‘보통’이 48.2%가 가장 많아 다소 유보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장기 기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한일 양국 모두 ‘신체 훼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가 각각 30.9%, 4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제 발표를 맡은 한국장기기증협회 강치영 협회장은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언론이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한국과 일본 모두 ‘장기 기증에 대한 지속적인 뉴스 제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면서 “생명나눔인 장기 기증 운동은 언론과 문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장기기증학회 김순은 회장을 좌장으로 부산일보 김병군 의료산업국장, 일본 요미우리신문 의료취재부 요몬 치사토 기자, 조대환 변호사가 토론에 나섰다.
부산일보 김병군 의료산업국장은 “미디어 보도 방식에 따라 장기 기증 등록자가 늘거나 주는 등 장기 기증 문화 확산에 언론의 영향력이 크다”며 “기증자 미담 사례나 장기 기증 홍보 기사도 필요하지만 장기 기증 현안과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기획보도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일본 장기 기증 실태를 취재하고 한국과 미국 사례를 취재했던 요몬 기자는 “일본은 미국, 유럽, 한국에 비교해 장기 기증 건수가 적어 지난해 10월에서야 뇌사자 장기 기증이 1000건이 됐다”면서 “지난해 일본 주요 병원 3곳을 확인했더니, 병원 사정으로 장기 이식을 보류한 사례도 60건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또 요몬 기자는 “한국에서는 기증자가 되면 사진과 실명이 미디어에 보도되지만 일본은 기증자 정보가 한정돼 아쉬운 점이 있다”며 “장기 기증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