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새 통합지방정부 vs 연방제’ 두고 논의한다
8일 경남도청서 공론화위원회 출범
국가균형발전 목표로 모델안 2개 도출
부산시·경남도 폐지 후 통합정부 신설
최상위 지방정부 ‘준주’ 신설 방안 나와
내년까지 대시민 설문조사 등 논의 계속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실질적인 첫 밑그림이 탄생했다. 부산시와 경상남도를 없애고 새 통합지방정부를 신설하는 통합안과 연방제 주에 해당하는 ‘준주’인 ‘부산경남주’를 신설하는 기본 통합 구상안이 나왔다.
8일 오후 부산시와 경상남도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하고, 통합 구상안 초안을 발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동명대 전호환 총장, 경상대 권순기 전 총장을 비롯해 공론화위원회 위촉 위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발표안 부산·경남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초안은 지난 4월부터 부산·경남연구원이 함께 참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주요 내용은 △행정통합의 비전과 위상 △통합 모델안 △통합지방정부의 필요 권한 등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행정통합으로 완전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분권형 광역지방정부’를 목표로 ‘경제수도’ 육성을 뒷받침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통합 방식으로는 2가지가 나왔다. ‘2계층제’와 ‘3계층제’로 두 모델 모두 기존 기초자치단체와 사무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로 구상했다. ‘2계층제’는 부산시와 경남도를 폐지하고 완전히 새로운 통합지방정부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반면, ‘3계층제’는 부산시와 경남도는 지금처럼 유지하면서 연방제 주와 같은 최상위 지방정부 ‘준주’를 신설하고, ‘준주’가 초광역 사무와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업무를 담당한다.
두 시도는 어떤 방식의 통합 방식이 되든 자치권이 완전히 보장된 ‘분권형 광역 통합지방정부’를 목표로 행정통합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통합지방정부가 탄생할 경우 △자치행정·입법권 △자치재정·조세권 △경제·산업육성권 △국토이용·관리권 △교육·치안·복지권 확보를 통해 기존 시도일 때보다 더 많은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법률의 세부 사항을 행정입법이 아닌 조례로 규정하거나, 조직·정원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광역통합교부금을 신설하는 등 권한을 대폭 강화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비롯한 각종 특구 지정도 통합정부가 나서서 할 수 있고, 개발제한구역 해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승인권 이양을 비롯해 사회보장제도 신설과 변경 협의 면제, 지방소멸대응기금 이관 등 내용이 담겼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내년 경남도 예산 12조 중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5%고 그 외 95%는 중앙정부가 정해서 내려줄 정도로 재정뿐 아니라 입법·자치 조직권이 열악하다”면서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청사진을 제시하고 동남권을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추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한민국을 최소한 이극 체제로 만들어야 하고 부산과 경남이 중심이 된 남부권이 대한민국 성장축이자 글로벌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구조적 불균형을 극복할 수 있는 통합이 필요한 만큼 특별법을 만들어 중앙정부로부터 (통합지방정부의) 실질적 권한을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시도는 이날 발표한 기본구상안 초안을 토대로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거쳐 향후 최종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권역별 토론회와 전문가 토론, 여론조사를 주관한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정부와 두 시도가 함께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위해 준비 작업에 나선다. 행정안전부, 지방시대위원회, 부산시, 경남도가 합동으로 ‘범정부 통합 추진단’을 구성하고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