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간호대생, 과민성 대장 증후군 유병률 평균보다 높다"
인제대 의대생, 440명 대상 연구
수면 부족·학업 부담 등 원인 추정
의대와 간호대 학생들의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부족과 학업 부담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백병원은 소화기내과 이홍섭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인제대 의대 의사과학자 과정 학생 3명(박지환, 이가은, 정혁준)이 1저자로 주도한 연구에서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의대생과 간호대생 440명을 대상으로 IBS 진단을 진행했다. 설문지에는 참가자의 체질량지수(BMI), 음주와 흡연 여부, 식습관, 운동 습관 등 일반건강 요인과 불안, 우울척도 등 심리적 요인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로마III 기준에 따르면 17.7%(78명), 로마IV 기준으로는 11.6%(51명)가 IBS로 진단됐다. 이는 건강한 아시아 인구의 유병률 9.0%(로마III 기준)와 4.0%(로마IV 기준)보다 높았다.
IBS 진단 기준인 로마III는 월 3일 이상의 만성 복통이나 불편감을 기준으로 한다. 로마IV는 '불편감' 대신 주 1일 이상의 복통 등 더욱 엄격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적용한다.
이홍섭 교수는 "로마IV 기준으로 진단을 받은 학생들은 로마III로 진단 받은 학생들보다 증상이 훨씬 심각하고 삶의 질도 더 낮을 가능성이 크다"며 "각 그룹 사이에 일반 건강 요인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대와 간호대 학생들은 과도한 학업량, 심리적 부담감, 수면 부족 등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일반인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복통과 설사, 변비 등을 유발하는 기능성 위장 질환으로, 한국인 평균 유병률은 4.7%로 보고된다. 생물학적 마커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SCIE 학술지인 '신경위장병학 및 운동성 저널(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최근호에 게재됐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