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 회동수원지가 중요한 이유
김상단 국립부경대학교 환경공학전공 교수
1930년대 후반 물 부족을 극복하고자 수영강 보조 수원지에 양수 시설을 설치·취수한 것이 부산 회동수원지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지속 가능한 가뭄 대책과 상수도 확장 사업의 일환으로 회동저수지 축조계획을 수립해 1946년 명장 정수장과 함께 준공됐다.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수돗물 수요를 맞추기 위해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여러 차례 확장 공사가 진행된 회동수원지는 송수관으로 이송되는 낙동강 원수를 저장해 하루 시설용량이 34만 t에 이르는 거대한 저수지가 되었다. 문헌마다 약간씩 수치가 다르지만, 현재 회동저수지는 집수면적 93.28㎢, 만수면적 217만 1000㎡, 총저수량 1850만 7000t, 유효저수량 1515만 3000t 규모이다. 둘레는 약 20km, 긴 쪽의 지름은 약 6km, 폭 2km의 인공 저수지이다. 취수구의 수문은 각각 해발 27m, 29m, 32m, 34m에 위치한 4개소가 있다. 저수지의 수위는 상시만수위가 35.8m, 저수위가 17.0m이며, 주변 88.5㎢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회동수원지 부근은 1964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2010년 개방돼 관광 유원지로 시민의 출입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된 환경부의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따르면, 합천의 황강복류수 45만t, 창녕의 강변여과수 45만t 등 총 90만t을 개발해 경남 중동부에 48만t 우선 공급하고, 부산에 42만t을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부산시와 환경부는 부산 필요량 95만t 중 42만t을 제외한 나머지 53만t은 기존 물금매리취수장의 추가고도정수처리 43만t과 회동수원지를 개량하여 확보되는 10만t을 통해 안전한 먹는 물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그 후 여러 가지 여건 변화에 따른 조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부산시가 회동수원지를 통해 자체적으로 10만t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 부산의 수돗물 공급에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회동수원지가 계획된 취수원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현재 수원지 물 중 상당량을 낙동강 원수로 보충해 부족한 취수량을 채우고 있으며, 적절한 준설 관리가 되지 않아 상당량의 퇴적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자체적으로 10만t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질을 살펴보면, 집수구역에서 유입되는 수질은 공급되는 낙동강 원수보다는 대체로 좋으며, 저수지 내 퇴적물 중금속도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하는 항목은 없으나, 폐광산에 의한 중금속 용출 문제와 저수지 내 녹조 문제로 수돗물 원수로서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부산시도 강변여과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회동상수원보호구역의 관리 대책을 시행하는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도 올해 초 수위관측소를 신설해 자료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개략적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낙동강 원수의 보충이 없다면 회동수원지에서 안정적으로 취수할 수 있는 양은 약 7만t이며, 이는 부산시와 환경부가 합의한 10만t에는 미치지 못한다.
안전한 먹는 물 확보라는 부산 시민들의 오랜 소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회동수원지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 강변여과수 문제, 저수지 녹조 및 준설 문제, 회동저수지의 정확한 현재 제원 파악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항이 많고 이해관계는 복잡하다. 부산시의 관심, 전문가들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 제공, 부산 시민들의 혜안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