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고리원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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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대외협력처장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과 전기화 사회 전환기의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원자력발전의 역할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최근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고리 2·3호기가 40년간의 운전을 잠시 멈추고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계속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역민들의 오해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원전 계속운전의 필요성과 경제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경계심은 늘 남아 있다. 사실 안전성과 경제성이 검증된 원전의 계속운전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운전허가기간이 만료된 원전 267기 가운데 91%인 244기의 원전이 계속운전을 시행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허가 만료된 63기 모두 계속운전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규제적 측면과 일반 시민들의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시민들의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검증된 기술력과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계속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사회의 공감과 지지가 없는 발전사업은 존재 이유 자체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발전업체와 지역주민이 상호 신뢰하는 안전한 계속운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해법은 결국 상생의 가치를 전제로 하는 진심 어린 쌍방향 소통이다. 원자력발전소는 국가와 지역에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을 공급하면서 장기간의 사업으로 지자체 재정안정에 계속 기여한다. 또 지역 고용 창출과 상권 활성화, 다양한 지역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고리원자력본부 역시 지난 40여 년간 부산 지역에 뿌리를 둔 대표 공기업으로서 인근 지역 주민의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총 18년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1조 1700억 원을 지원했다. 연평균 653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이는 해당 기간 기장군 총예산의 약 15.6%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발전소 인근 지역의 주민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한수원 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환경개선, 문화진흥, 복지향상 등의 다양한 사업 활동을 지원한다. 또 지역사회와의 상시 소통을 위해 기장군의회 의원, 공무원, 언론인, 지역 발전 전문가, 지역 주민 대표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고리원전소통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협력 활동, 고리본부 주변 지역 지원사업, 본부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리본부 임직원들은 2004년부터 ‘고리봉사대’를 설립해 인근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원봉사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독거노인 밑반찬 배달 등 어르신들을 위한 ‘효사랑’, 인근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연탄배달, 생필품 지원 등 ‘사랑나눔’, 어린이들을 위한 주니어공학기술교실과 같은 ‘희망나눔’과 인근 마을 환경정화활동, 주민 의료봉사, 재난피해 복구, 일손돕기 자원봉사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추진 과정에서 네 차례 공청회를 진행한 바 있다. 계속운전시 방사선 환경 영향과 그 안전성에 대해 전문 기관에서 오랜 기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한 내용을 잘 설명했다. 주민들도 여러 가지 질의와 건의를 해 줘서 상호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소중한 소통의 자리가 됐다.

‘동행주원(同行走遠)’이라는 옛말이 있다. ‘함께 갈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의미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지난 40여 년간 함께해 온 지역사회와 앞으로도 더 투명하고 진솔한 소통과 상호 협력을 통해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고리2·3호기의 신속하고 성공적인 계속운전 재개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 발전하는 고리원자력발전소의 미래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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