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비상상황 발생하면 20초 안에 산소마스크 착용해야 [트래블 tip톡] ⑲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산소 공급 안 되면 저산소증으로 사망도
항공기 산소마스크 이용 방법 숙지 필요

마스크 안에 화학물질 들어 산소 만들어
고도 하강할 때 10~20분 사용 가능 분량

외국 여행을 떠나는 승객들은 항공기에 탑승하면 이륙 직전 승무원들에게서 안전 수칙을 듣게 된다. 그중에 산소마스크에 관한 내용도 있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마스크가 비행기 천장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본인이 먼저 착용하고 어린이나 주변 사람을 도와주라는 안내다. 그런데 산소마스크는 왜 필요하며,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항공기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산소마스크를 서둘러 착용해야 한다. 이미지투데이 항공기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산소마스크를 서둘러 착용해야 한다. 이미지투데이

■산소마스크

항공기가 높은 고도로 올라갈수록 대기는 더 옅어진다. 산소가 지상보다 적어진다는 이야기다. 항공기에는 복잡한 기압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승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호흡할 수 있게끔 돕기 때문에 모든 승객은 아무런 문제도 못 느낀다.

하지만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인체는 저산소증을 일으킨다. 저산소증에 시달리면 현기증, 기침, 구토, 호흡곤란, 피부 색깔 변화에 두통까지 발생한다. 산소 공급이 장시간 되지 않을 경우 의식불명 및 영구 뇌 손상 그리고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 모든 승객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산소마스크가 자동으로 떨어진다. 이때 승객은 아무리 늦어도 20초 이내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저산소증 증세를 느끼게 된다.

대부분 승객은 항공기에 산소를 가득 담은 산소탱크가 비치돼 있어 비상사태 시 산소마스크를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산소탱크도 없고 산소마스크 안에 산소가 보관돼 있는 것도 아니다.

산소마스크 안에는 산소 대신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산소마스크가 아래로 떨어지면 여러 화학물질이 자동적으로 섞여 산화되면서 산소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소마스크를 쓰면 때로는 탄 남새를 맡을 수도 있다.

산소마스크는 크게 부풀 수도 있고 안 부풀 수도 있다. 승객의 호흡량에 따라 다르다. 산소마스크가 부풀지 않았다고 해서 산소가 안 나온다며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10~20분 정도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기장이 항공기를 하강시켜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호흡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중요한 사실은 기장이 “산소마스크를 떼도 됩니다”라고 방송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조종사들도 일단 산소마스크를 쓰고 빠른 속도로 항공기 고도를 약 3000m 이하로 하강시킨다. 이 정도 고도로 내려가면 항공기 승객은 산소마스크 도움을 받지 않고도 정상적으로 호흡할 수 있다.

비상사태 때 산소마스크가 내려온 다음 항공기가 급속도로 하강한다고 해서 추락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추락하는 게 아니라 산소 부족으로 인한 저산소증을 막기 위해 일부러 급속도로 하강하는 것이다.


■비상 상황 요령

산소마스크 외에 비상 상황을 만났을 때 대처 요령을 더 알아보자. 먼저 비상 시 웅크리는 자세는 언제 취해야 할까. 이륙 전 승무원 설명에 따르면 비상 상황 시 승무원이 영어로 “브레이스(brace·웅크리세요)”라고 소리를 지르면 웅크리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때 두 다리를 바닥에 단단하게 고정하고 머리는 가능하면 바닥에 가깝게 수그리고 손으로 머리를 감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앞좌석에 부딪혀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난기류를 만나 비행기가 흔들릴 때에는 웅크리는 자세를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때는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꼭 매는 것으로 충분하다. 비상 착륙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면 난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흔들리더라도 뒤로 젖힌 좌석을 세우거나 펼친 소형 탁자를 접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음료수가 있다면 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상 상황에서는 왜 가방을 챙겨서는 안 될까. 빠르고 안전한 대피를 위해서다. 손에 물건을 들고 있으면 움직이는 게 느려지게 마련이다. 또 물건을 들고 움직이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의 행동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승객이 대피하는 PVC 재질 슬라이드에 구멍을 내 이용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탈출을 막을 수 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