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연의 도시 공감] 강한 소상공인, 함께 성장 프로젝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로컬바이로컬 대표

부산의 10월은 축제와 행사의 계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비롯하여 자갈치축제, 영도다리축제, 구포나루축제, 전포커피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들이 부산 전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러한 축제는 주변 상인들에게도 모처럼 활기를 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당연히 축제에는 사람들이 모이니 상인들의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부산의 10월은 바로 대목 시즌이 시작되는 시간인 셈이다.

얼마 전 명절 준비로 부평시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시장통은 추석 하루 전이라 사람들이 붐볐으나 정작 시장 상인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상인들 대부분 이렇게 손님이 없는 건 처음이라고 하였다. 이제는 명절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시대인 것이다. 굳이 시장에서 구매하지 않아도 빠른 배송 서비스로 24시간 안에 원하는 제품들이 집 앞까지 배달되는 시대이다. 품질 좋은 제품을 온라인에서 가격까지 비교하면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므로 더욱 소상공인들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제는 일반상품을 파는 시대가 아닌 자기만의 색깔과 스토리로 승부를 걸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중기부, 고도화 자금 최대 1억 원 지원

9000여 개 업체 신청해 부산 4개 선정

자기만의 색깔과 스토리로 승부해야

100년 기업 도약 위해 지속 지원 절실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의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젝트인 ‘강한 소상공인 성장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생활문화 기반의 유망 소상공인을 발굴,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독특한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기업으로 성장하고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도와 경쟁력 있는 소상공인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에서 9137개의 업체가 신청해 1~2차 오디션을 거쳐 최종적으로 60개 기업이 선정됐다. 이들 업체에는 최대 1억 원의 사업 고도화 자금을 지원한다.

부산기업 중에는 신안 지역의 땅콩을 활용하여 오일과 버터를 제조하는 크레이지피넛과 다도문화 디저트 카페인 비비비당이 로컬브랜드 분야에서 선정됐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는 상처 치료시 피부보호와 통증 감소를 위한 리무버스프레이를 제조하는 유주케어와 화학첨가물을 최소화한 비건식품 제조사인 온유어사이드가 최종 선발됐다. 부산시도 부산경제진흥원과 함께 스타 소상공인 프로젝트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한 스타 소상공인 사업은 부산 지역의 작은 메밀소바집부터 미국 아마존에서 즉석 떡볶이를 파는 대표들까지 다양한 영역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팥 하나로 승부를 걸고 있는 백로앙금을 비롯하여 10개 사가 지원을 받았다.

선정된 대부분의 강한 소상공인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자기만의 스토리와 창의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기성품을 파는 상인이 아닌 자기만의 색깔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을 위해 무수히 많은 실험과 노력을 통해 시제품을 완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축했다. 더욱이 대기업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체험 삶의 현장’같이 현장에서 부딪혀서 얻은 노하우를 가진 경험 중심형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지역에서 막 성장을 시작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수 있고, 같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새롭게 도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사람자산’으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장점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연속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 그래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도 계속 이루어졌으면 한다. 앞으로 강한 소상공인으로 선정된 팀은 라이콘 기업으로 또 한 번의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 라이콘(Licorn)은 라이프와 로컬에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일컫는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지속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더욱더 필요하다.

예를 들면 법적 문제를 찾아가는 해결사 프로그램, 직접적인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은 기업 방문 1:1쿠폰, 라이콘 기업 맞춤형 인력 지원 매칭 프로그램, 전문가 인력 파견 등 강한 소상공인들이 라이콘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강한 소상공인 성장 전담팀’이 구성돼 소상공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만약 그중 성공 모델이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모델이 구축된다면 강한 소상공인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부산에 정착하여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라이콘 기업들이 부산에서 성장·정착하여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진다면 부산은 1년 365일이 대목이 되지 않을까.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