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암의 40%는 조절 가능한 위험 요소와 관련”
미국 암연구학회 암 경과 보고서
암 진단 5.4%는 음주에서 비롯
미국 암연구학회(AACR)가 미국에서 모든 암의 40%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과도한 음주가 6가지 유형의 암 위험을 높이고 전체 암의 5% 발병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미국 암연구학회는 지난 18일 ‘암 경과 보고서 2024’를 공개하고 △흡연 △과체중 △음주 △불량한 식단 △신체 활동 부족 △자외선 노출 등 개인이 행동 교정이나 환경 노출 감소를 통해 교정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모든 암의 40% 발병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1991년과 2021년 사이에 암 사망률이 33% 감소한 이유로 금연을 포함한 공중 보건 캠페인과 암 검진 정책 등을 지목했다. 실제로 흡연은 폐암 외에도 17가지 유형의 암 발병과 관련이 있고, 모든 암의 약 20%와 암 관련 사망의 30%가 흡연 때문에 발생했다.
체중과 식단, 신체 활동 또한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다. 보고서는 미국 성인의 신규 암 사례의 20% 이상과 암 사망의 17% 이상이 이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인 원인이라고 보았다.
비만과 과체중은 15가지 유형, 신체 활동 부족은 9가지 유형의 암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이 중 위암, 간암, 대장암 등 7가지는 비만과 신체 활동 두 가지 모두와 관련이 있다.
식단 요인을 보면 붉은 고기와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과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의 부족은 모든 암의 4.2% 이상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보고서는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대장암, 직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설탕이 첨가된 음료는 간암과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과 당뇨병, 신장 질환 등의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주가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강조됐다. 과도한 음주는 간암, 위암, 대장암과 유방암, 식도암, 특정 유형의 두경부암 등 6가지 유형의 암 위험을 높인다. 미국 기준으로 2019년에는 암의 5.4%가 알코올 소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절주나 금주가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위험을 8%까지 줄일 수 있고, 음주를 계속하는 사람들에 비해 모든 암 위험을 4%까지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자외선 노출 또한 암의 위험 요소다. 자외선은 피부암의 하나인 피부 흑색종의 95%, 모든 암의 4.6%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됐다. 자외선이 세포 DNA를 손상시킬 수 있고, 계속 노출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 도입, 술병에 암 관련 경고 라벨을 붙이는 금주 캠페인 등 보다 강력한 공중 보건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